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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유통업계, '온라인 큰손'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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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고객 유출로 고민…온라인도 경쟁 심화 온라인 고객에 VIP 혜택…SNS 유명 브랜드 집결 [비즈니스워치] 정재웅 기자 polipsych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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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온라인 큰손' 잡기에 나섰다. 최근 소비 트렌드는 온라인이 중심이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온라인에 빼앗긴 고객 찾기가 급선무다. 그래서 주목한 것이 온라인 고객들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기적 결합은 요즘 유통업계의 화두다. 백화점이 온라인 고객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온라인을 통한 차별화된 고객 잡기도 눈길을 끈다. 온라인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온라인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온라인 세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브랜드들을 모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SNS상에서 유명한 브랜드들로 또 다른 온라인 쇼핑몰을 만드는 방식이다.

◇ 대세가 된 '온라인'

백화점과 대형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계속 줄고 있다. 그 자리를 온라인이 대체하고 있어서다. 이제는 굳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제품을 최적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매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전년대비 매출 증가율은 2.7%에 그쳤다.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의 경우 16.3%에 달했다. 그만큼 온라인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에 열광한다는 사실은 반대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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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단위 : %).

최근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이에 따라 백화점 업계는 의외의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폭염을 피해 백화점에 들렀다가 물건을 사는 비중이 늘어나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오래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 날씨가 다시 정상궤도에 들어서면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백화점 업계도 이런 예상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다. 한 백화점 업체 관계자는 "폭염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며 "이미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넘어간 만큼 날씨라는 변수가 없어지면 다시 온라인으로 집중될 것으로 본다. 백화점으로서는 이들의 발길을 최대한 붙잡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 '온라인 VIP=백화점 VIP'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하반기부터 SSG닷컴 온라인 고객에게 백화점 VIP급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인하고 더불어 신규 고객을 창출하겠다는 생각이다. 대상은 직전 3개월간 SSG닷컴 15회 이상 방문, 75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이다. 온라인 쇼핑 금액을 기준으로 매달 한 번씩 백화점 VIP 혜택을 제공하는 고객을 선정한다. 온라인 큰손을 유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선정된 고객은 백화점 상품 5% 상시 할인, 무료주차 3시간, 멤버스바 음료 제공, 문화센터 강좌 할인 등 백화점 VIP(레드 등급)에 준하는 혜택을 받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를 위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실험을 실시했다. SSG닷컴에서 75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 총 5만8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3만2000명의 고객은 그동안 한 번도 신세계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경험이 없는 고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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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백화점 본점 멤버스바.

그 결과 혜택을 제공한 지난 4월 10일부터 6월 30일까지 총인원의 4분의 1 수준인 1만4000명이 백화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던 2000명이 백화점을 찾아 쇼핑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객단가도 높았다. 44만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일반 백화점 고객 객단가(26만원)보다 높았다. 해당 기간 평균적으로 3~4회씩 백화점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큰손들에게 백화점의 VIP급 혜택을 부여한 것이 제대로 적중한 셈이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업계 최초로 온라인 큰손에 백화점 VIP 버금가는 혜택을 제공해 고객들의 만족감을 높이고 회사 차원에서는 신규 고객 창출을 하는 효과를 거뒀다"며 "많은 온라인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차별화된 혜택과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인플루언서'를 노려라

온라인 큰손들을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비단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뿐만이 아니다. 홈쇼핑 업체들과 같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큰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온라인이 대세가 된 만큼 온라인 기반 업체들의 경쟁들도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의 인터넷 종합쇼핑몰 현대H몰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 패션·잡화 브랜드를 한곳에 모은 온라인 매장인 '훗(Hootd)'을 선보였다. 인플루언서(influencer)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수만에서 수십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유명인을 말한다. '훗' 매장에 처음 입점한 SNS 인플루언서는 8명이다. 이들의 총 팔로워는 약 140만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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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류·핸드백·주얼리·화장품·건강식품 등 약 200여 개 상품을 선보인다. 프로모션·배송·상담 등 현대H몰의 기존 시스템을 활용해 고객들이 온라인과 모바일 앱으로 합리적이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홈쇼핑은 향후 '훗'에서 소개하는 브랜드를 온라인은 물론 현대백화점과 연계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정기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한광범 현대홈쇼핑 e토탈패션팀장은 “인플루언서 브랜드들은 최신 트렌드를 발 빠르게 반영하고, SNS로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자연스럽게 공유하면서 스타일링 팁 등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며 “일반 패션 브랜드보다 가성비와 희소성이 높아 앞으로도 인플루언서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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