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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지켜주지 못해 미안" 한강 순직 소방관 합동영결식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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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김포에서 경기도청장으로 거행

시민, 소방관 등 1000여명 참석

이재명 도지사 "인력·장비 확충하겠다" 약속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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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한강에서 보트 사고로 숨진 소방관 2명의 합동영결식이 16일 유가족, 동료들의 눈물과 안타까움 속에서 치러졌다.

이날 오전 10시께 경기 김포시 마산동 김포생활체육관에서 고(故) 오동진(37) 소방위·심문규(37) 소방장의 합동영결식이 거행됐다.

동료 소방관들은 오 소방위, 심 소방장의 영정사진과 위패, 시신이 든 관을 들고 영결식장에 입장했다. 유가족은 그 뒤를 따르며 통곡했다.

두 살배기 쌍둥이 아들과 함께 영결식장에 들어온 심 소방장의 아내는 “어떡하느냐”며 흐느껴 울다가 오열했다. 쌍둥이 아이들은 아버지의 일을 모르는 듯이 어리둥절한 채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었다.

영결식장에는 유가족, 소방관, 시민 등 1000여명이 함께했다.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보고를 마친 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재단 앞으로 나와 오 소방위와 심 소방장의 1개급 특진 임용장을 동료 소방관에게 전달했다. 임용장은 재단 위에 올려졌다. 앞서 오 소방위와 심 소방장은 각각 소방장, 소방교로 근무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고인들에게 옥조근조훈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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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위원장인 이재명 도지사는 영결사를 통해 “오동진 소방위, 심문규 소방장은 같은 날 소방관이 됐고 모범 공무원 표창도 함께 받은 37세 창창한 동갑내기였다”며 “수많은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열혈 소방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의 자랑스런 아들이자, 튼튼한 형이고 친구였다”며 “평생 반려자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살배기 쌍둥이 아들을 둔 새내기 아버지에 가슴이 미어진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 도지사는 “유가족의 슬픔은 가늠할 수 없다. 소중한 동료를 떠나보낸 소방가족 여러분의 상실감도 클 것”이라며 “애통한 마음을 담아 깊은 위로와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슬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소방안전의 대책을 마련하고 다시는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는 현장 소방인력을 단계적으로 충원하고 소방 안전장치를 확충하겠다”며 “더 나은 소방 안전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동료인 손석중 소방교는 조사를 통해 “내친구 동진아 문규야, 2012년 경기소방 57기로 들어와서 너희와 함께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며 “고된 현장에서 너희가 있어 큰 위로가 됐고 버틸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 빈 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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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동료의 아픈 이별 앞에서 어떤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앞으로 함께할 날이 많았는데 이제 볼 수 없고 가슴에 묻어야 해서 너무 아프다”며 “사랑하는 동기들아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손 소방교는 조사를 낭독하면서 계속 눈물을 흘렸고 마지막에는 오열하면서 동료 소방관 2명의 영정사진 앞에서 경례를 올렸다.

종교 의식을 마친 뒤 유가족과 소방관들은 재단 앞으로 나와 헌화·분향을 했다. 영결식은 경기도청장으로 치러졌다.

유족은 1시간가량의 영결식을 마친 뒤 세종시 은하수공원에서 화장하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유골을 안장할 예정이다.

김포소방서 수난구조대 소속인 오 소방위와 심 소방장은 지난 12일 오후 1시33분께 “민간보트가 신곡수중보에 걸려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한강 신곡수중보 주변에서 수난구조대 보트가 전복되면서 물에 빠져 실종됐다. 이들은 13일 오후 사고지역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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