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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애플, 야후에 甲질했을까…"경쟁사 싹 자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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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앱스토어의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자체 서비스 제공

지난해 가을 이후 급격히 예산 깎여…"애플이 압력"

日공정위, 조사들어갔지만 난항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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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검색포털사이트 야후의 게임 플랫폼 사업을 애플이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닛케이신문은 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이같은 혐의를 파악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문제가 된 것은 야후가 자사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게임플러스’라고 불리는 플랫폼 사업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조사는 2017년 작년 야후에서 경제산업성과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이뤄졌다.

게임플러스는 2017년 7월 개설됐다. 특징은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하지 않고서도 사이트상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자를 위한 독자적인 엔진을 제공해 각사가 아이템이나 요금을 부과하거나 소프트를 변경하기 쉽게 했다. 애플의 ‘앱스토어’의 룰(rule)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게임회사들은 야후의 서비스에 환영의사를 나타냈다. 드래곤 퀘스트, 파이널판타지 등을 내놓은 일본 대형 게임회사 스퀘어 에닉스 등 52개사가 참가 의지를 나타냈다. 일본 야후의 이용자 수는 월 6000만명를 넘어선다. 검색 이력과 광고, 결제정보 등을 조합해 관련 상품(굿즈)나 신작 개발에 유용한 정보도 제공하기로 했다. 야후는 이같은 서비스를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확대해 일본 독자적인 ‘데이터 경제권’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구상은 급속도로 위축됐다. 야후는 지난해 가을 게임플러스의 예산을 축소, 현재는 광고나 판촉도 거의 중지된 상태이다. 스퀘어 에닉스도 게임플러스에 맞춘 신작을 만들었으나 올해 4월부터 서비스를 중지했다.

야후는 복수의 거래처에 애플의 비공식적인 압력이 투자를 중단한 주된 원인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야후는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공급하고 일부 수수료를 받는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미국 조사회사 앱애니(App Ani)에 따르면 2017년 일본의 앱시장은 1조 4400억엔(14조 7313억원)이다. 앱스토어는 애플의 수익원일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회사나 광고회사를 이어지는 생태계이다. 이를 탈피하는 야후의 전략은 애플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애플이 독점금지법이 규정한 ‘거래 방해행위’를 했다고 보고 정보수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고 있다고 닛케이신문은 밝혔다.

관계자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중재에 나섰다”고 밝혔다. 야후의 주요 주주인 소프트뱅크는 앱스토어 결제대행업무를 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중재에 나서면서 사태가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있다.

공정위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는 “이런 안건은 당사자의 협력이 없으면 입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업은 실리를 우선하기 때문에 공정위와의 협력에는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공정위는 “개별 사건은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닛케이신문은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이 ‘싹이 트기 전에 잘라버리는’ 경쟁사들에 대한 견제구라고 해석했다. 앞서 애플사는 “자사에 유리한 조건을 핸드폰 회사에 강요했다”고 일본 공정위가 지적하자 7월 각사와의 계약 변경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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