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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시승기] 30도 넘는 오르막길도 쓰윽…콤팩트 SUV의 `블루칩`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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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올 뉴 컴패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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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가 마음먹고 만든 신형 올 뉴 컴패스는 올해 하반기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블루칩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 차는 지루한 삶에 쏠쏠한 재미를 불어넣을 수 있게 오프로드를 찾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세상이 넓어진다. 가격도 3000만원대 중후반으로 제법 '착하게' 달아놨다. 최근 출시된 올 뉴 컴패스를 타고 지난 17일 경기 파주출판단지를 출발해 임진강을 옆에 끼고 문발IC, 두포교차로를 거쳐 파평산까지 이어지는 왕복 90㎞의 굵고 짧은 코스를 달렸다.

올 뉴 컴패스의 외모는 기존 모델에 비해 많이 예뻐졌다. 플래그십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더 날렵하게 재해석했다.

가장 먼저 시선이 닿는 부분은 역시 지프 특유의 세븐 슬롯 그릴이다. 전면부 크롬 슬롯을 글로스 블랙 바탕에 배치해 강렬한 인상을 살렸다. 시그니처 유기발광다이오드(LED) 라인에 주간 주행등이 포함된 바이제논 헤드램프, 블랙 색상 헤드램프 베젤이 더 개성 있는 얼굴을 만들었다. 지프 전매특허인 사다리꼴 휠 아치도 눈에 띈다.

몸체는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볼보 XC시리즈가 묘하게 섞인 느낌이다. 유려한 루프라인에 근육질 펜더, 숄더라인이 그렇다. 시장 입맛에 맞는 디자인을 골라 채택했다는 점에서는 상품성이 나쁘지 않다.

본격적으로 온로드를 달렸다. 솔직히 도로 위 주행능력은 평균 정도다. 딱 3000만원대 중후반 가격만큼의 성능이 나온다. 2.4ℓ I4 타이거샤크 멀티에어2 가솔린 엔진에서 최고출력 175마력(6400rpm), 최대토크 23.4㎏·m(3900rpm)까지 힘을 낸다.

자유로를 달리는 고속주행 시간. 액셀러레이터를 꾹 밟자 묵직하게 뒤늦은 반응이 온다. 지프가 밟는 대로 민첩하게 튀어나가는 성향의 차는 아니지만 고속 주행에서는 다소 힘에 부치는 듯한 모습이다. 다만 중속 이하 주행과 스티어링 휠 손맛은 쏠쏠하다. 동급 세그먼트에서 유일하게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시프팅이 부드럽다.

내부 공간은 지프만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선 굵은 직선형 디자인에 사다리꼴 모양 베젤, 환기구 등으로 통일성을 맞췄다. 하지만 동종 국산 모델과 비교해도 딱히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수납 공간은 무난하다. 트렁크 공간도 770~1693ℓ 수준. 리미티드 모델은 40대20대40으로, 론지튜드 모델은 60대40으로 분할되는 2열 폴딩 시트가 적용돼 수납 활용성이 좋다. 아웃도어 사용 빈도가 높은 만큼 사운드 시스템은 괜찮았다. 론지튜드 모델에는 6개의 스피커, 리미티드 모델에는 9개의 스피커와 서브우퍼 알파인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돼 서라운드 사운드가 제법 짜릿하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위해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비롯해 차량 내 커넥티비티 센터인 차세대 유커넥트 시스템도 적용됐다.

이날 컴패스가 가장 빛을 발한 때는 오프로드 코스다. 파주 파평산 정상 부근 북부기상관측소까지 연결되는 언덕길에서 강한 존재감을 뽐냈다. 해발 490m로 경기 북부 산치고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정상까지 올라가는 거리가 짧아 그만큼 경사가 가파른 길이다. 거칠게 시멘트로 칠해놓은 고갯길에 대관령과 엇비슷한 정도의 코너링과 높이가 굽이굽이 이어진다. 4륜 구동 고정모드(4WD LOCK)와 매뉴얼 저단 기어 등을 모두 시험해봤는데 30도 넘는 경사에서도 힘에 부친 구석 없이 쓱쓱 잘 올라간다. 컴팩트 SUV치고는 기특할 정도다. 가파른 경사와 급커브가 섞인 코스에서도 평지만큼 의연하게 뒷심을 낸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고강도 스틸이 적용돼 탄탄한 외피를 가졌다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 상부 차체 구조와 프레임이 일체형으로 제작됐고 충돌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70% 고강도 스틸을 썼다. 가격 대비 오프로드 능력은 만족스럽다.

지프는 한국에 올 뉴 컴패스 가솔린 모델인 론지튜드 2.4와 리미티드 2.4 가솔린 두 가지 트림을 먼저 내놨다. 론지튜드 모델은 3990만원, 리미티드 모델은 4340만원 가격표를 붙였다. 주머니 가벼운 3040세대도 한번 노려볼 만한 수준이다.

고민은 연비다. 국도, 오프로드 코스가 두루 배합된 굵고 짧은 코스지만 이날 계기판에 찍힌 평균 연비가 ℓ당 6.7㎞다. 올 뉴 컴패스 공인 표준연비도 ℓ당 9.3㎞로 썩 좋다고 할 만한 수준은 못 된다. 향후 유지비에 가중치를 두고 있는 젊은 층이라면 한번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다.

[파주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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