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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콕 포인트] 센스있는 우리 아빠의 선택…가족 많아도 짐 많아도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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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밴은 가족을 위한 슈퍼카다. 온 가족이 여유롭게 타고 많은 짐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자의 로망'이라 부르는 럭셔리 세단이나 멋진 스포츠카가 흉내낼 수 없는 장점이다. 출퇴근용이나 비즈니스용으로도 쓸 수 있다. 미니밴은 이름만 '미니'지 실제로는 다목적 '슈퍼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미니밴은 크게 유럽형과 미국형 두 종류로 구분한다. 미국형 미니밴은 5m가 넘는 거구다. '대물'을 선호하는 미국 시장에서 인기다. 가족용은 물론 비즈니스용으로도 사용된다. 대표 모델은 7~11명이 탈 수 있는 기아 카니발,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 도요타 시에나, 혼다 오딧세이다. 유럽형 미니밴은 5~7인승으로 미국형 미니밴보다 작다. 크고 넓어 운전하기 거북한 미국형 미니밴과 달리 길이가 준중형 세단 수준이어서 운전하기 쉽다. 공간 활용성은 미국형 미니밴보다는 부족하지만 가족용으로 쓰기에는 불편하지 않은 수준이다.

프랑스에서 온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기아 카렌스, 쉐보레 올란도 등이 유럽형 미니밴에 해당한다. 오래전 단종된 현대 싼타모나 기아 카스타도 유럽형 미니밴으로 볼 수 있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매되는 유럽형 7인승 미니밴이다. 올 들어 쉐보레 올란도에 이어 기아 카렌스까지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디자인·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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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잘 지었네."

그랜드 C4 피카소를 처음 봤을 때 이름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방가르드(전위)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에서 유래한 차명을 설명이라도 해주는 것처럼 외관이 전위적이기 때문이다. 길고 얇은 주간주행등은 그릴과 한 몸이 돼 하나의 선처럼 좌우로 연결됐다. 그릴에는 갈매기 날개 두 쌍을 위아래로 배치한 것 같은 '더블 쉐브론' 엠블럼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방향지시등 밑에는 헤드램프와 안개등이 배치됐다.

주간주행등과 메인 램프를 상·하단으로 나눈 분리형 컴포지트 램프는 현대 코나, 지프 체로키에서도 볼 수 있지만 국내에서 먼저 선보인 브랜드는 시트로엥이다. 뒷모습에서는 가재의 집게발을 닮은 'ㄷ' 자 리어램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위적인 디자인은 호불호를 극명하게 만든다. 미래지향적이고 독창적이지만 거부감을 줄 수 있어서다.

문을 열면 겉에서 볼 때마다 넓은 실내공간이 펼쳐진다. 앞바퀴에서 뒷바퀴까지 거리를 동급 최고 수준으로 길게 만든 효과다. 2열에는 독립형 시트 3개, 3열에는 시트 2개가 있다. 3열 시트는 좌우 폭이 좁아 성인이 앉기에는 불편하다. 3열을 접어 트렁크 밑으로 넣으면 유모차를 접지 않은 채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트렁크 공간이 넓어진다. 기본 적재용량은 645ℓ고, 2·3열 좌석을 접으면 적재용량은 1843ℓ까지 확장된다.

탁 트인 개방감도 실내를 더 넓어 보이게 만든다. 운전자 머리 뒤쪽까지 오는 파노라믹 윈드 스크린과 '하늘 지붕(Ciel Roof)'이라 부르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에서는 하늘과 태양을 사랑하는 파리지앵과 파리지엔의 열망이 느껴진다. 루프가 개방되지 않는 점은 아쉽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기본적인 운행 정보를 보여주는 12인치 LED 파노라믹 스크린과 내비게이션 역할을 담당하는 7인치 멀티 터치스크린이 위아래로 배치됐다.

주행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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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1.6 BlueHDi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D컷 스티어링휠이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스포츠 성향 모델에 주로 사용하는 D컷 스티어링휠은 가족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드라이빙을 선사해야 하는 미니밴 성향에 어울리지 않아서다.

스티어링휠 뒤쪽에 막대 형태로 자리 잡은 컬럼식 기어레버도 낯설다. 엄지·중지·검지 세 손가락만으로 움직일 수 있다. 주차(P) 모드에서 주행(D) 모드로 바꾸려면 기어레버를 지그재그 움직여야 한다. 기어 모드를 바꿀 때 묵직하게 전달되는 '손맛'은 없다.

룸미러 위에는 작은 미러가 하나 더 있다. 운전하면서 2·3열 탑승자들의 모습을 살펴보거나 대화할 때 쓰는 컨버세이션 미러(conversation mirror)다. 가족을 위한 배려가 느껴지지만 보기 드문 장치여서 이질감이 들 수도 있다.

넓은 앞 유리 덕분에 운전 시야가 탁 트여 답답하지 않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디젤차답지 않게 조용히 움직인다. MCP 대신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해 푸조·시트로엥의 단점으로 여겨지는 변속 충격이 없어졌고 핸들링도 민첩해졌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미니밴답지 않게 잘 달린다. 고속 구간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주행한다. 코너링에서는 미니밴이 맞나 싶을 정도로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D컷 스티어링휠이 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단 폭발적인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발휘하지는 못한다.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준이다.

바람을 많이 맞는 미니밴이지만 유선형 차체여서 바람 소리가 적은 편이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잘 억제했다.

경쟁 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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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직접 경쟁하는 모델은 사실상 없다. 미니밴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신차 구매자들은 카니발과 오딧세이, 시에나, 코란도 투리스모와 간접 비교하기도 한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5m가 넘는 이들 미니밴보다 크기가 작다. 전장×전폭×전고는 4600×1825×1645㎜이고,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40㎜다. 전장은 현대 아반떼와 르노삼성 SM3 사이에 해당한다. 아반떼보다 30㎜ 길고, 25㎜ 넓을 뿐이다. SM3보다는 20㎜ 짧다.

배기량 1560㏄ 디젤 엔진을 얹은 그랜드 C4 피카소의 최고출력은 120마력, 최대토크는 30.6㎏·m다. 배기량이 2157~3456㏄ 수준인 미국형 미니밴보다 힘이 약하다. 반면 연비는 장점이다. 복합연비는 14.2㎞/ℓ로 8.6~11.4㎞/ℓ인 경쟁 상대보다 우수하다.

가격은 카니발과 코란도 투리스모보다는 700만원 이상 비싸지만 시에나와 오딧세이보다는 1500만원 이상 저렴하다. 판매대수는 적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올 1~7월 총 186대 팔렸다. 같은 기간 카니발은 4만4836대 판매됐다. 압도적인 판매 실적이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1846대, 오딧세이는 563대, 시에나는 533대 각각 팔렸다.

중고차 가치도 낮다. 감가율((신차값-중고차 시세)/신차값×1000)을 분석하면 가치를 알 수 있다. 감가율이 낮을수록 좋은 값에 팔린다. 중고차기업인 SK엔카닷컴이 산정한 2017년식 감가율에 따르면 그랜드 C4 피카소는 31.7%에 달한다. 반면 카니발은 11.1%에 불과하다.

중고차 구매자들이 경쟁 상대로 여기는 단종 모델 기아 카렌스와 쉐보레 올란도보다도 감가율이 높다. 신차 판매대수가 적고 중고차 가치가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유럽형 미니밴 시장 규모가 작은 상황에서 브랜드 인지도도 약하기 때문이다.

판매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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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개별소비세 인하분 적용)은 필 모델이 3649만원, 샤인 모델이 4939만원이다. 필 모델에 17인치 휠 업그레이드와 전동 테일게이트를 추가하면 4087만원이 된다.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시스템, 스피드 리미트 인지 시스템,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옵션을 더한 가격은 4227만원이다.

시트로엥은 이달 말까지 60개월 무이자 할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그랜드 C4 피카소 ADAS 에디션을 차량 가격 30%(1268만원) 선납, 60개월 할부 조건으로 구입하면 매월 49만3200원을 내면 된다.

자녀가 3명 이상이면 정부의 '다자녀 가구 자동차 취득세·등록세 면제' 정책에 따라 그랜드 C4 피카소 필 트림을 구입할 때 280만원 상당의 취득세·등록세를 면제받는다. 차체·일반 부품, 엔진·동력 전달 부품 보증기간은 3년 10만㎞다. 배출가스 관련 부품 중 정화용촉매 및 전자제어장치 보증기간은 7년 12만㎞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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