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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IF] 9배 늘어나도 전기 잘 통하는 고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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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전도성 고무’를 손목에 부착한 모습(위 사진). 손목을 구부려도 전기 신호가 일정하게 전달된다. 아래 사진은 열을 발생하는 전극을 삽입한 전도성 고무를 열 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IBS




9배까지 늘어나도 안정적으로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고무가 국내에서 개발돼 웨어러블(착용형) 전자 기기나 신체 삽입형 의료기기 개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은 1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탄성이 뛰어난 고무 성분에 전기가 잘 통하는 은 나노선(線)을 결합해 신축성과 전도성이 뛰어난 복합체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고무처럼 잘 늘어나는 물질은 전도성이 떨어지고, 반대로 전기를 잘 통하게 하려고 은 나노선을 쓰면 신축성이 떨어져 웨어러블 기기로 활용하기 어렵다. 은 나노선은 또 쉽게 녹슬어 인체에 독성을 보일 수도 있다.

연구진은 길이 100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의 은 나노선 표면을 금으로 감싸 녹스는 산화 문제를 해결했다. 금-은 나노선은 신축성이 뛰어난 탄성복합체와 섞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금-은 나노복합체의 전도성은 금속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기존 형태보다 840% 잡아 늘여도 높은 전도성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그물 형태로 제작한 금-은 나노 복합체로 돼지의 심장을 감싸 심장 신호 변화를 측정하고, 심장에 전기 자극을 가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부정맥 등 심장 이상이 나타날 때마다 전기 자극을 가해 치료했다.

현택환 나노입자연구단장은 "은 나노선의 손상 없이 표면에 금을 입히는 기술을 개발해 신축성과 전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며 "피부에 붙여 인체의 전기 신호를 측정하는 센서나 전기와 열 자극을 동시에 줄 수 있는 물리 치료 기기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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