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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박재정 “음색이 변했다? 내 색깔 찾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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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최연소 우승자에서 첫 자작곡 ‘가사’ 내놓은 싱어송라이터로…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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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의 피아노 선율이 매력적인 곡이다. 박재정(23)의 첫 자작곡 ‘가사’는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할 곡을 만들다 이별해 버린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발라드다. “기타보다 피아노에 어울리는 목소리”라는 그의 말처럼, 피아노 선율에 박재정의 감성적인 음색이 녹아든다. 2013년 <슈퍼스타K 5> 우승자로 음악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5년, 감성 발라더에서 싱어송라이터로 진화를 꿈꾸는 그를 지난 7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만났다.

박재정은 케이블 채널 Mnet 서바이벌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로 데뷔했다. 총 8회 시즌을 통틀어 최연소 우승자다. 열여덟 살이었다. 1위로 호명된 뒤 무대 아래 내려와 펑펑 울었다. 기쁨보다 미안함과 자괴감이 섞여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가도 되냐는 생각을 했다. 기쁘다기보단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며 “다만, 그때 나를 응원해주고 투표해준 팬들이 있기에 그분들께 실망을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활동했다”고 말했다.

최연소 우승자에 대한 기대감은 박재정에게 무언의 압박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 본인의 갈 길을 가는 것이 최선이라 여겼다. 대학 실용음악과에 진학했고, 윤종신이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갔다. 박재정은 “다른 친구들이 버스킹도 하고 자신의 음악도 만들어 본 뒤에 무대에 올라서는 것과 달리 나는 모든 게 반대였‘다. 무대에 오르고 우승자가 된 뒤에야 음악 하는 사람들을 처음 만났다”며 “스무 살 이후로 곡을 만드는 걸 배웠다. 그때부터 작사에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소속사에 들어간 뒤 ‘여권’ ‘시력’ ‘악역’ ‘두 남자’ 등을 발표했다. 윤종신 이후 미스틱의 차세대 발라더로 손꼽혔다. 장점이었던 저음은 여러 곡을 거치며 더욱 안정적으로 다듬어졌다. ‘두 남자’ ‘시력’ 등에서 특히 김동률과 겹쳐져 보였다. ‘슈퍼스타K’의 무대를 그리워하던 팬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박재정은 “음색이 변했다는 평가를 알고, 나 역시 느낀다. 의도했다기보단 여러 곡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바뀐 것 같다”며 “예전 음색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있어서 최근 연습해봤는데, 과거와 같은 느낌은 나오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곡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내도록 연습하는 것이 내 본분이라 생각한다. 아직 박재정만의 색깔을 찾고 있다”며 “좀 더 새로운 결과를 위해 이번 곡은 그동안 함께해왔던 윤종신 선생님이 아니라 로이킴과 작업했다”고 소개했다.

이별의 감성을 담은 이전 곡들과 비슷하지만, 신곡 ‘가사’의 매력은 좀 더 ‘박재정’다운 데에 있다. 목소리에 실렸던 힘이 빠지고 가벼워졌다. 고음은 깔끔하게 올라가는 데도 무게가 느껴진다. 노랫말은 시적이진 않지만, 현실에서 있을 만한 내용을 덤덤하게 담았다. 박재정은 “윤종신 선생님이 노랫말에 대해 ‘네 나이답게 횡설수설하는 부분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웃음)”며 “실제 경험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노래를 해주고 싶었던 이가 이별 후에 겪는 느낌을 상상해서 적었다”고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 후 5년이 지났지만, 박재정은 자신이 아직 “올라야 할 산에서 휴게소 한 번 못 들른 처지”라고 했다. 작곡해 둔 곡이 몇 곡 있다고 한다.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보온병을 소재로 한 곡을 설명하며 아직 발표하긴 “조금 부끄럽다”고.

그는 사랑과 이별을 노래하는 가수가 되기엔 아직은 “너무 과거의 ‘순수함’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좀 더 로맨틱해지고 싶다”고 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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