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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北, 비핵화 협상 중 열병식 'ICBM 도박'… 9월 한반도 평화 논의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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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9월9일 정권수립 70주년 대규모 열병식 준비

미사일 가림막 등장, ICBM 등 전략무기 동원 가능성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물밑 논의 재개 정황

폼페이오 방북 및 3차 남북정상회담 가시화

연내 종전선언 및 남북 경제협력 추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8월 말 방북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 정치 일정들과 맞물린 ‘9월 외교전’이 한반도 평화 정착 논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기념한 9월 9일 대규모 열병식에서 드러날 대남·대미 메시지는 비핵화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北 9·9절 열병식 준비…ICBM 가림막 치고 수싸움

15일 외신과 정보당국에 따르면 내달 9일 북한 정권수립일 70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지난 11일 오전 10시 54분 평양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김일성 광장에 직사각형 형태로 도열한 인파 수천명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평양 미림 비행장 북쪽 광장을 찍은 위성사진에서도 군인들로 보이는 인파가 곳곳에서 확인되고, 주차 공간에도 차량으로 보이는 물체가 가득 들어차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열병식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느냐 여부다. ICBM은 핵탄두를 실어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다. 열병식에 ICBM이 또 등장할 경우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정찰위성으로부터 미사일 발사차량을 숨겨놓기 위해 설치하는 가림막이 미림 비행장에 다시 등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2월 8일 북한 건군절 열병식 준비 때도 미림 비행장에 가림막이 설치된바 있다. 남북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던 당시에도 북한은 화성-14·15형 등 핵무기를 자랑한바 있다. 이번 가림막은 2월과 비교해 조금 짧아졌다는게 정보당국 분석이다. 열병식에 등장하는 미사일의 양이 지난 열병식 때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북한이 질적으로 향상된 ICBM 등 전략무기를 선보일 가능성도 있어, 가림막을 치고 비핵화 수 싸움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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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종전선언·핵 리스트 맞교환 줄다리기

현재 비핵화 협상은 교착상태로 북미 간 종전선언을 통한 체제 안전보장과 북한 핵·미사일 리스트 교환을 위한 줄다리기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지난주 판문점에서 실무 협의를 갖고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는게 복수의 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이러한 실무협의에서 북미가 한발씩 양보해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여론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 역시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대내·외에 성과를 과시해야 하는 만큼 이해관계가 교차한다”고 말했다. 양측 간 물밑 협의가 진전되면 폼페이오 장관이 이달 하순 방북해 최종 합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래야 9월 준비 과정을 거쳐 북미 간 2차 정상회담과 연내 종전선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73주년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행사에서 밝힌 북한과의 경제협력 구상도 이를 뒷받침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를 통해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철도와 도로 연결은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비핵화서 성과를 내고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져야 남북 간 경제협력이 가능해진다. 남북간, 한미간 교감이 있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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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협상 교착…재주목 받는 文대통령 리더십

내달 개최 예정인 3차 남북정상회담도 북핵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 프로세스를 위한 핵심 이벤트다. 현재 북미간 비핵화 협상은 교착 상태로 촉매제가 필요한 상황. 문 대통령이 이날 “남북관계 발전은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이라면서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핵 위협이 줄어들고 비핵화 합의에까지 이를 수 있던 역사적 경험이 있다”고 말한 이유다.

9월에는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 70주념일 뿐만 아니라 9월11일부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방경제포럼이 열린다. 또 9월18일을 기점으로 유엔총회가 개막한다. 9월 말은 추석과 맞물린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과 남북정상회담의 유력한 날짜로 9월11~13일, 18~20일이 거론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이행의 구체적 조치와 종전선언 착수를 위한 조건 등을 북측에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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