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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번 휴가는 다크투어로!" 아픈 역사 배우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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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광복절 계기 젊은 층 '다크투어' 관심 ↑…덕수궁 중명전·남산 국치의 길 등 도시재생 측면에서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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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늑약 체결의 아픔이 서린 덕수궁 중명전 전경. 현재 전시실로 활용 중이다. /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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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참상이 벌어진 역사적 현장이나 자연재해 장소를 방문해 의미를 되새기는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다크투어)이 광복절을 계기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다크투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데는 지난해 방송된 한 여행 프로그램이 한몫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한국을 방문한 독일인들은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방문,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며 일본에 일침을 놓았다. 이 프로그램이 호평을 받은 뒤 다크투어를 주제로 한 방송 프로그램 및 서적이 잇따랐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다크투어 인증 샷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선총독부 터 표지석, 인권의 길 코스 소개, 제주 4·3 현장 등 다양한 사진이 올라와 있다. 역사적인 장소를 돌아보며 여행의 재미와 배움의 기회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다크투어 장소가 관심을 끈다.

구한말 지어진 서양식 건물인 덕수궁(사적 제124호) 중명전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아픔이 서린 현장이다. 문화재청은 민간소유였던 중명전을 인수, 화재로 변형된 건물의 형태를 되찾는 공사를 거쳐 대한제국 당시 모습으로 복원했다. 현재 중명전은 전시관이 마련되는 등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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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국치의 길'은 바닥에 유도사인이 표시돼 있어 이를 따라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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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남산 예장자락 속 역사의 현장을 역사탐방길로 조성, 시민이 직접 걸으며 치욕의 순간을 기억하고 상처를 치유하자는 의미로 ‘국치의 길’이라 이름 붙였다. 1.7㎞에 달하는 이 길은 한일합병조약이 체결된 조선통감관저 터를 시작으로 조선총독부 터, 노기신사 터, 갑오역기념 터, 경성신사 터, 한양공원비석, 조선신궁 터로 이어진다.

일제강점기 문화유산은 수탈의 목적으로 건립됐다는 이유로 철거대상이 되기도 했다. 쌀 수탈의 중심지였던 전북 군산의 미곡취인소와 미곡신탁주식회사, 미곡검사소, 화강정미소 등은 이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1935년 일본 금광업자가 지은 대전 중앙극장은 헐린 뒤 그 터가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때 대전시 공관으로 쓰인 데다 가장 오래된 극장 건물이라는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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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구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행사 모습. 일제강점기 최고 식민통치기구인 조선총부는 철거돼 현재 남아 있지 않다. (서울시사편찬위 제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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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투어는 참혹한 역사의 현장에서 배운다는 측면 외에 건축물 재활용에서도 긍정적이다. 2008년부터 근대문화를 활용한 도시재생에 본격 나선 군산시가 대표적이다. 군산시는 군산항 일대에 산재한 근대건축물을 최대한 활용해 관광자원화를 추진 중이다.

다크투어가 인기를 끌면서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비영리단체 제주다크투어 백가윤 대표는 "교훈과 메시지를 얻는 것이 다크투어의 취지"라며 "역사적 교훈을 얻는 것이 먼저지 관심을 끌기 위해 장사처럼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희정 기자 hhj26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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