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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에르도안 "아이폰 대신 삼성폰도 있다"… 美전자제품 불매운동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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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백악관 추가제재 압박에 맞대응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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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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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애플 아이폰 등 미국 전자제품을 불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집권당인 정의개발당 창당 17주년 기념 연설에서 "우리는 미국 전자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행할 것"이라며 "만일 그들(미국)이 아이폰을 갖고 있다면 또한 삼성이 있다"고 말했다.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2배 인상 등 미국의 경제제재에 맞서 시작한 반미 캠페인을 일환으로 애플 아이폰 대신 경쟁제품인 삼성 갤럭시를 구매하는 등 미국산 전자제품 불매운동도 벌이겠다는 것이다.

터키에서는 현재 광고시장에서부터 미용실까지 반미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터키 정부가 일부 지분을 보유한 터키항공과 터키텔레콤이 미국 미디어를 통한 광고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애플 아이폰 이외에 다른 특정한 미국 전제제품을 언급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불매운동 시행방안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미국인 앤드루 브런스 목사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최근 터키 리라화의 폭락에도 추가적인 경제제재 조치를 거론하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며칠내 또한 한주내 (브런슨 목사 석방)조치를 보지 못한다면 추가적인 (경제제재)조치들이 취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동맹국인 터키와 미국은 최근 터키에 장기 구금 중인 브런스 목사의 석방문제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밖에 터키가 미국의 이란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시리아 사태의 해법에서도 미국과 이견을 보이는 것도 양국간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압박하며 터키 장관 2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지난 10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로 올리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GDP(국내총생산)의 55%에 달하는 막대한 대외부채 등을 떠앉고 있었던 터키의 리라화는 미국과의 갈등 고조 이후 폭락세를 보였다. 터키의 경제위기가 유럽이나 신흥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신흥국의 통화가치와 주가가 동반 하락하기도 했다.

터키 리라는 이날 달러대비 8% 급등하며 폭락세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리라는 여전히 올들어 달러대비 40%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한편, 터키에서 미국산 전자제품의 대표주자인 애플 아이폰에 대한 불매운동이 현실화할 경우 애플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인 커널리스에 따르면 애플은 2분기 기준으로 터키 스마트폰시장의 13%를 점유했다. 지난해 한해 터키에서 판매한 아이폰은 160만대에 달한다. 애플 전체 매출의 0.7% 수준이지만, 금액으로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규모다.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song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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