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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 활동 중단한 ‘화해치유재단’, 月평균 인건비만 19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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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재단 해산 등 조치 뒷짐
한국일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화해치유재단 앞에서 윤미향(가운데)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재단 해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희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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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ㆍ치유재단이 올해 초부터 사실상 사업 운영 실적이 전무하지만, 인건비로 한달 평균 1,940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반환하겠다던 일본의 출연금 10억엔(약 103억원)이 낭비되고 있지만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는 한일 외교관계에 대한 고려를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가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화해치유재단은 지난 1월 사망 위안부 피해자 유족에게 2,600만원을 지급한 이후 2~6월 사이 사업비 지출이 ‘0원’이다. 재단은 설립 이후 생존피해자(1억원)ㆍ사망피해자 유족(2,000만원) 위로금 지급 업무를 해왔는데, 지난해 말 여가부ㆍ외교부 공동 위안부 합의 태스크포스(TF)가 재단 운영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발표한 후 활동이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재단은 본래 위로금 지급 이후 피해자 추모 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위로금 수령을 회유하는 등 수많은 의혹으로 모든 사업이 중단됐다.

일감은 없지만 재단은 계속 운영되고 있다. 현재 재단에는 사무처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처장, 법인ㆍ이사회 운영 업무 담당 2명, 피해자 위로금 지급 및 대외협력 업무 담당 2명 등 5명의 상근직과 외교부 파견 직원 1명 등 총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일본 출연금 10억엔 지출 현황을 보면, 지난 2~6월 사이 상근직원 5명의 인건비 9,700만원과 관리운영비 4,500만원이 지출됐다. 정 의원은 “재단 운영 실태를 보면 하는 일이 없는데 인건비로 월 평균 1,940만원이 쓰인다”며 “정부가 일본정부 출연금을 충당하기 위한 예비비(103억원)를 편성했기 때문에 결국 국민 세금으로 인건비를 지급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가 졸속 추진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며 생존 위안부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 단체들은 줄곧 재단 해산을 요구하고 있는데, 정관상 재단을 해산하려면 소관 부처인 여가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TF 이후 여가부는 재단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7개월째 감감무소식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립한 기관이어서, 없앨 경우 외교 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가부 관계자는 “관련 부처와 향후 운영 방안을 논의하겠다”고만 말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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