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이란 하메네이 "美와 전쟁·협상 안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트럼프의 대문자 트윗 흉내내

조선일보

이란 알리 하메네이〈사진〉 최고지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문자 트윗'을 그대로 흉내 내면서 "미국과 전쟁도 협상도 없다"고 했다. 지난 7일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며 "이란과 조건 없이 대화할 수도 있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하메네이는 종교 최고지도자로 이란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실권자다.

하메네이는 13일 트위터에 "최근 미 관리들이 뻔뻔하게 우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그들은 제재뿐 아니라 전쟁과 협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몇 마디 하겠다. 전쟁은 없을 것이고, 우리는 미국과 협상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메네이는 트위터 메시지 4개 문장 가운데 '전쟁도 협상도 없다'는 문장은 대문자로 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트럼프씨, 사자의 꼬리를 갖고 놀지 마라'고 발언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겨냥해 "다시는 미국을 위협하지 말라"며 전 문장을 대문자로 쓴 트위터 글을 올렸다.

하메네이는 이날 대국민 공개 연설을 통해서도 "미국의 일방적인 핵 합의 탈퇴는 이들이 믿을 수 없는 나라라는 증거"라면서 "나는 미국과 어떤 협상도 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고 강조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2015년 핵 협상 타결의 주역인 로하니 대통령을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보다도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실책이 국민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면서 "국정 운영의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했다. 이란은 트럼프 정부와의 협상 대신 미국과 대립 중인 중국·터키·러시아 등을 대상으로 원유를 싸게 팔아 제재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려 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노석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