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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밀착카메라] 모란시장의 한여름…더 뜨거운 '개고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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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와대가 '개고기 식용'에 반대하는 국민청원에 답하면서 관련법을 손보겠다고 밝혔지요. 그 뒤로 '개 식용 문제'에 대한 오랜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 법을 정비한다 해도 개 식용 자체를 막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대체 뭐가 문제인지…'개 농장' 실태부터 '유통' 단계를 밀착카메라가 취재했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말복을 이틀 앞둔 성남 모란시장입니다.

한때 이곳은 개고기 도축과 판매업소 수십 곳이 자리 잡았던 곳이지만, 지난 6월 대부분 철거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골목 곳곳에는 이렇게 개고기 판매를 의미하는 간판들이 여전히 걸려있는 상황인데요.

골목 안쪽 상황은 어떨지 지금부터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가게 앞에는 개고기를 구입하려는 손님들이 서있습니다.

진열대 안에는 부위별로 도축된 개고기가 놓여있습니다.

옆 가게에는 도축된 개가 진열대 안에 통째로 놓여있고, 이를 가공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시장 상인 : 애완견 아니잖아요. 이건 그런 개 아니라고. 이거는 먹는 개잖아.]

최근 성남시에서 시장내 개 도축 시설들을 강제 철거했지만, 판매는 여전합니다.

[경기 성남시 관계자 : 살아 있는 개를 거기서 잡는 시설. 그런 것을 없애자. 그게 원칙이에요. 가급적 업종 전환을 하자고 계속 종용하고 있는 상태예요.]

도축된 개를 운반하는 화물차를 뒤따라 가봤습니다.

모란시장을 오가는 화물차를 쫓아 와봤는데요.

시장에서 약 차로 5분 정도 떨어진 한적한 시골 길입니다.

그런데 안쪽을 보면 개 사육시설과 도축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 한 곳에 모여있는데요.

안쪽 상황은 어떤지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철창은 녹슬어 있고 바닥에는 분뇨가 쌓여있습니다.

하지만 농장 관계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농장 관계자 : 여기서 다 해서 나가는 거예요. 도축을 해가지고, 아주 위생적이에요.]

최근 지자체와 동물보호단체가 개 70여 마리를 구조했던 또다른 농장입니다.

바닥에는 썩은 음식물 잔반과 분변이 섞여있고, 이미 죽어 부패한 사체와 살아있는 개가 한 철창에 갇혀있기도 합니다.

[경기 하남시 관계자 : 최악이었죠. 개 사체들이 방치돼 있고, 개들이 사체 옆에서 있고 음식도 다 음식물쓰레기고…]

한 달 전쯤 구조된 개들이 모여있는 임시보호 축사입니다.

자세히 안쪽을 들여다보면요. 유기된 애완견으로 보이는 소형견들도 눈에 띄는데요.

이렇게 목덜미 주변에 털이 듬성듬성 빠져있어서 피부병으로 보이는 개들도 있습니다.

축산법상 개는 소, 돼지, 닭과 함께 가축으로 분류되지만, 축산물 위생관리법에서는 빠져있습니다.

사육은 가능하지만, 도축과 유통과정에 대한 위생기준 자체가 없는 겁니다.

최근 청와대가 축산법에서 개를 제외하는 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은 없다는 지적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 축산법상 가축으로 돼 있지만, 가축에서 빠진다고 하더라도 사육이 불법은 아닙니다. (가축 분류에) 있으나 없으나 실익이 크지 않은데…]

국회에서 개고기 식용 금지 법안들이 발의된 가운데,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상인 : 안 먹고 싶으면 자기만 안 먹으면 되지. 민주주의 국가에서 '먹지 마라' 그건 잘못된 거지.]

개를 가축에서 빼더라도 제재나 처벌규정이 없어서 당장은 비위생적인 식용 개 사육이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폭염만큼이나 뜨거워진 개 식용 문제 논란,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근본적인 문제인식과 실효성있는 대책이 필요할 때입니다.

(인턴기자 : 이수형)

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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