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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정동영 '좌클릭'에 평화당, 당노선 두고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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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정의당과 민주당 사이로 가야"…당내선 "토론 거쳐야"

뉴스1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평화당 의원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2018.8.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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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중도개혁을 표방한 민주평화당이 최근 '좌클릭' 행보를 보이는 정동영 신임대표를 둘러싸고 좀처럼 당내 불협화음을 조율하지 못하며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평화당은 새 지도부 선출 이후에도 지지율이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자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틈바구니에서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해 혼선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이용주 평화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4일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노선과 관련해선 (정 대표 취임 이후) 초반 한달정도 당내 의견을 모으는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간 중도개혁을 지향해온 평화당이 창당 6개월만에 당노선과 관련해 재차 의견 수렴에 나선 것은 최근 당대표로 선출된 정 대표가 '좌클릭' 성향을 보이면서다.

지난 8·5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정 대표는 최근 "평화당이 정의당과 민주당 사이로 움직여야 한다", "정의당보다 더 정의롭게 가야 한다" 등의 '돌출'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에 당내에선 "당의 노선과 진로, 정책 방향에 대한 근본적이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유성엽 의원), "평화당이 중도개혁을 DJ(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표방했기에 정 대표께서 지나치게 좌클릭을 한다면 토론의 필요성이 있다"(박지원 의원) 등의 지적이 일고 있다.

당내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진보 색채가 짙어지는 것을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평화당은 그간 정치적 입지가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최근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우클릭' 행보에 반감을 품은 지지층이 민주당에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에 따른 반사 이익이 평화당 지지율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3일 발표한 8월 2주차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40.6%, 정의당은 14.2%, 평화당은 2.4%를 기록했다. 한달 전인 16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7월 2주차 집계에선 민주당 45.6%, 정의당 11.6%, 평화당 2.6%였다.

이는 민주당 이탈 지지층 대부분이 정의당이나 무당층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에도 2%대 지지율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정 대표가 취임 직후 내놓은 '정의당과 민주당 사이'의 노선이 당장 대중으로부터 설득력을 얻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 취임 첫날인 6일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참배한 뒤 당 회의실에 노무현 액자를 거는 등 친노 행보는 민주당과 겹치는데다, 친노동 행보는 정의당과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정 대표가 방문한 현장 곳곳에선 "평화당이 정의당을 도와달라" 등의 의견마저 나온다.

평화당이 정치적인 입지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평화당의 지역기반인 호남에선 민주당과 영역이 겹친다"며 "여기에 뚜렷한 정치적 색깔을 가진 정의당 틈에서 평화당이 정치적인 입지를 다지기란 쉽지 않다"고 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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