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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리집 고양이가 방화범?…잇따르는 반려묘 화재 "외출할 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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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전기레인지 전원 건드려 불
외출 시 코드 뽑는 등 각별한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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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 오피스텔(사진=송파소방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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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지난 9일 오전 2시 50분께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 오피스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22여 명이 한밤중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주방에서 시작된 불은 세탁기와 후드 등을 태우고 23분 만에 꺼졌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한 덕분에 불은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당시 집 내부에는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도 없었다.

집에 불을 낸 범인은 고양이로 지목됐다. 집주인이 외출한 사이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켰고, 주변에 있던 가연성 물질에 불이 붙은 것이다. 집주인 A씨는 고양이가 며칠 전부터 전기레인지 위쪽으로 자주 올라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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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화재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 주상복합 아파트(사진=대전 북부소방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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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묘로 인해 벌어진 화재 의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주로 터치 방식으로 작동되는 인덕션 등 전기레인지를 고양이가 건드리면서 전원이 켜지는 경우다.

지난달 20일 대전 유성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도 고양이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일어났다. 이 불로 현관문이 파손되는 등 121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마찬가지로 고양이가 터치 방식의 인덕션에 올라가 전원을 건드렸을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대전에선 이 사건을 포함해 지난달에만 고양이로 인한 화재가 3건이나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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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6월 22일에도 서울 금천구 한 원룸에서 고양이가 발로 전기레인지를 눌러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화재가 일어났다.

소방 관계자들은 대부분 전기레인지가 잠깐의 접촉으로도 쉽게 켜지는 만큼 반려동물 주인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소방 관계자는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집에 두고 외출할 경우 코드를 뽑거나 터치가 안 되도록 덮개를 씌워놔야 한다”면서 “주변에 가연물질이 있으면 착화되기가 쉬워 자칫하면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당부했다.

전기레인지 제조업체가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실제로 전원을 켠 뒤 추가 조작이 없을 경우 저절로 전원이 꺼지게 하거나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야 제품이 가동되는 ‘고양이 안전장치’를 전기레인지 제품 설계에 반영한 업체도 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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