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사회초년생 재테크 도장깨기] “20대 중 86%가 금융교육 경험 없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대 5명 중 1명 비트코인 투자 경험

"금융교육 안 받아 투자 위험성 둔감"

우리나라 금융이해력 "OECD 하위권"

금융교육 노력 이어지지만 효과 적어

20대 중 86.4%가 금융교육 경험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회초년생이 되기까지 20년 가까이 수많은 교육을 받지만 정작 미래를 대비하는 데 필수적인 금융교육은 뒷전인 것이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금융 인식은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편에 속한다.

두 금융기관은 전 국민 금융이해력을 평가하기 위해 격년에 한 번씩 성인 2,400가구를 대상으로 금융지식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OECD 산하 협력기구인 금융교육 국제협의체(INFE)가 정한 기준에 따라 이뤄지는 조사다. 지난 2016년이 가장 최근 조사였는데, 당시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금융이해력은 66.2점이다. 이는 OECD 국가 중 조사를 진행한 17개국의 평균치인 64.9점을 조금 넘는 성적이다. 하지만 한국은 17개국 중 9위로 하위권에 속하며, 무엇보다 INFE의 권장 최소점수인 66.7점을 조금 못 미친다. 한편 어릴 적부터 금융 관련 교육을 받게 되는 프랑스, 핀란드, 캐나다 등은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같은 금융이해력 조사는 지난 1일부터 진행 중이며, 올해 연말 중에 결과가 발표돼 지난 2년 동안 우리 금융이해력이 향상됐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2년 전과 다를 것 없이 금융이해력을 높이는 교육과정이 딱히 새로 생긴 것도 없어 결과 역시 크게 다를 것 없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실제로 금감원이 지적한 것처럼 20대 중 대다수가 금융교육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3월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조사 결과 20대의 22.7%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식수준은 낮지만 암호화폐 투자로 ‘한방’을 노리는 위험한 심리가 팽배한 것이다. 대다수의 20대가 금융교육 경험이 없는 만큼 암호화폐 투자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자보호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금융교육을 받은 적 없는 대다수 20대는 △목돈 마련을 위한 저축 △주택마련과 부동산 투자 △소득 및 생활비 관리 △주식채권 등 직접투자 등에 대한 교육을 받길 희망했다. 이 중 목돈 마련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감원은 이에 사회초년생을 위한 금융생활 지식과 가이드를 담은 월급관리 교재를 발간하기도 했다. 사회초년생이 갓 취업해서 금융사기나 투자위험 등에 노출될 위험이 크고, 취업 후 필요한 월급관리 등 재무 전반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하다는 시각에서다. 교재 내용은 월급통장 관리, 지출 관리, 목돈 모으기 방법, 보험 가입 등 금융실생활의 기본지식을 골자로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누구나 가이드북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금감원 금융교육센터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 같은 노력은 이어져 왔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계획 중 하나로 대학일자리센터나 고용센터 등에 교재를 상시비치할 수 있도록 배포할 예정이라는데, 시대에 다소 뒤처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이미 금감원 금융교육센터는 물론 금융투자교육원 등 여러 금융 공공기관에서도 그동안 꾸준히 금용교육을 해왔으며, 민간 금융기관들에서도 한 금융사가 한 학교를 도맡아 금융교육을 하는 ‘1사1교’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동안 66.2점의 우리나라 금융이해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진 못했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나, 결국엔 금융지식이 제고되려면 일부 해외 선진국들처럼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금융 과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