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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 해외주식 사고. 판도라 상자 열다…당국 책임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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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수위 관심 집붕....유진그룹 임원, 유창수 부회장 책임 대신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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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에서 초과된 해외주식이 매도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금융투자업계 내부 '판도라 상자'를 열게 됐다. 증권업계에서는 관련 사건에 대해 증권사 거래 시스템 뿐만 아니라 예탁결제원, 금융당국의 안일한 방식이 사건을 커지게 했다고 지적한다. 또한 유진투자증권은 해당 사건이 터지고도 고객이 당국에 제보하기 까지 한달 간 숨겨왔다는 점에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금융당국과 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10일부터 17일까지 유진투자증권과 한국예탁결제원에 대해 해외 주식이 잘못 거래된 경위를 직접 검사할 방침이다.

앞서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5월 말 개인투자자 A씨가 보유한 '미국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주식 병합 사실을 제때 계좌에 반영하지 않아 초과된 유령주식이 매도된 사고가 발생했다.

유진투자증권 고객인 개인투자자 A씨는 지난 5월 자신의 계좌에 있던 미국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종목 665주를 전량 매도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시 A씨가 보유한 주식은 166주뿐이었다. A씨가 매도하기 전날 해당 ETF가 4대1 주식병합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해당 ETF 665주를 사서 갖고 있던 A씨는 주식병합으로 보유 주식이 166주로 줄어야 했지만 증권사의 실수로 계좌에 이런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 A씨는 증권사의 실수로 실제로는 갖고 있지 않은 주식 499주를 판 셈이 됐다. 이에 따른 A씨의 추가 수익은 1700만원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뒤늦게 이 같은 오류를 발견하고 해당 499주를 시장에서 사서 결제를 했다. 이어 유진투자증권은 A씨에게 초과 수익을 돌려달라고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러나 A씨는 증권사의 실수라면서 해당 사실을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당 사고는 유령주식 매도라는 점에서 삼성증권 사태와 유사한 듯 보이지만 사실상 특정 증권사 문제 외에도 금융투자 전반 시스템과 결부돼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의 경우 증권사, 거래소, 예탁결제원이 상호 컴퓨터로 연결돼 있기에 주식 병합이 쉽게 이뤄진다. 반면 해외주식 거래는 국내와 달리 국내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과 연계 돼 있지 않다. 이번 사건도 이 같은 시스템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미국 예탁결제원에서 주식합병에 따른 주식 수가 조정되면 전산을 통해 자동으로 국내 예탁결제원의 계좌명부에 변경된 내용이 반영된다. 예탁결제원은 이를 다시 증권사에게 전달한다. 문제는 증권사 전산시스템에서 이를 입력하는 방식은 자동 시스템이 아니라 수동(직원의 수작업) 방식이라는 점이다.

유진투자증권도 해외주식 병합과 관련해서 수동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기에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미국에서 2~3일 전 주식 병합 관련 통지가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오는데 미국에서 확정 전문을 당일에 보냈고 이를 체크하지 못한 실수로 인해 빚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은 유진투자증권을 비롯해 예탁결제원과 금융당국의 책임론까지 번지고 있다.

A증권사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 초과 주식 매도 사건은 해외주식 병합과 관련한 자동 전산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아 발생한 문제다. 하지만 예탁결제원도 책임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단순한 증권사 문제로만 몰아가기에는 전반적인 시스템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예탁원은 해외주식 관련 부분에 있어서 큰 역할이 없음에도 수수료는 높게 챙겨간다는 점이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불만'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금융당국(금융감독원)은 그동안 이 같은 오류에 대해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있다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 듯' 뒷북을 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시스템 논란과 별개로 유진투자증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두 차례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이번 사태는 증권업계 전체에 논란이 되는 만큼 제재 수위도 기존 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유진투자증권은 사고 발생 이후에도 이를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 사태처럼 선의의 피해자(투자자)가 발생한 것은 아니기에 대표이사 경질 등과 같은 높은 수위는 아니겠지만 논란이 큰 만큼 제재 수위가 낮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진투자증권은 오너 일가(유진그룹 창업주 2세 유창수 부회장)가 회사를 장악한 곳이다. 오너일가가 책임을 지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래 봐야 임원 징계 수위 정도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쿠키뉴스 유수환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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