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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의 말과 글] [59] '의지력'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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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백영옥 소설가

탐험가 헨리 스탠리는 아프리카에서 생사(生死)를 넘나들며 사람들을 구했다. 그는 더위와 동물들의 공격 속에서도 생존했다. 그는 악조건 속에서도 늘 주변을 정리했고 면도를 했고 일기를 썼다. 그것은 그의 의지적 습관이었다. 혹독한 정글을 통과한 지 50일 만에 900쪽의 책을 써낼 수 있었던 의지력은 어디서 나온 걸까.

'의지력의 재발견'의 저자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의지력은 근육처럼 훈련함으로써 강화할 수 있지만, 자주 쓰면 사라진다는 걸 발견했다. 따라서 의지력을 아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의지력 없음을 성격적 결함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의지력은 쓰면 쓸수록 피로를 느끼는 근육과 같다. 배고픔을 참는 데 많은 의지력을 쓰면 밤에 폭식하게 되는 건 그런 이유다.

컬럼비아대학교의 조너선 레바브 교수팀은 10개월간 판사들이 결정한 1000건 이상의 사건을 살폈다. 그들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아침 일찍 심사를 받은 죄수 중 65% 정도가 가석방이 허락된 반면 오후 늦게 심사받은 죄수의 10% 미만만 가석방이 허락된 것이다. 더 놀라운 건 간식을 먹기 바로 전 심의를 받은 죄수의 가석방 확률이 15%인 데 반해 간식을 먹은 후에는 죄수 3명 중 2명, 즉 65% 정도가 가석방을 허락받았다는 점이다.

저자는 "판단은 엄청난 포도당이 소모되는 힘든 정신적 작업"이라 말한다. 판단하고 선택하는 행위가 지속되면 판사 개인의 철학과 상관없이 에너지가 고갈된다. 그 결과 판사는 덜 위험한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죄수에게는 부당하지만 이런 편견을 의외의 현상이라고만 볼 수 없다는 게 연구 결과다.

의지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소모된다. 한정된 자원인 것이다. 많은 결정을 내리다가 피곤해진 두뇌는 결국 에너지를 덜 사용하는 익숙한 결정을 내리는데, 그 결정은 최악일 때가 많다. 만약 지금 더위에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면?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시라.

[백영옥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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