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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봉사 9년째… "모은 후원금 전액 기부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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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그린 그림 팔아 소외계층 돕는 청소년 예술봉사단체 '아트앤러브'

올해 '양성평등' 주제로 34점 전시

"혼자 그림을 그리는 것도 즐겁지만, 함께 그리면 더 즐겁고, 이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면 기쁨이 배가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봉사는 누군가의 희생이 아니라 기쁨과 재능을 통해서도 가능하던걸요."

10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1층 갤러리 '시선'에 그림 34점이 걸려있었다. 'pre judice'(편견) 'discrimination'(차별)이 적힌 포스터, 얼굴 절반은 로보트 태권V, 절반은 금발 여성인 그림도 있다. 양성평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그림에 담겼다. 청소년 예술봉사단체인 '아트앤러브'가 9일 연 '아름다운 마음 전(展)'이다. 올해로 아홉 번째 전시다.

아트앤러브는 국내외 초·중·고·대학생들이 모인 예술봉사단체다. 예술 활동을 통해 봉사를 실천하겠다는 취지로 2010년 시작됐다. 미술을 사랑하는 소수 학생이 "우리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잠시라도 팍팍한 입시환경에서 벗어나 보자"며 시작해 올해로 9년째다. 학생들은 매년 전시회 주제를 정해 기획을 하고, 방학 때 함께 모여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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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예술봉사단체 ‘아트앤러브’ 학생들이 서울 그랑서울 로비에서 자신들이 그린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정예원·이충윤·송지호·송유진.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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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준비위원장을 맡은 송지호(17)양은 "학교에서 양성평등에 대한 수업을 들으면서 학생들이 직접 느낀 남녀차별 등에 대해 그림으로 표현해보기로 했다"며 "최근 '혜화역 시위' 등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데 남녀평등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전시회에서 모은 후원금은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 등 국내외 NGO에 모두 전달해오고 있다. 지난해엔 국내 보육원 등에 1500만원을 기부했다.

이번 전시회엔 초등 3학년부터 대학교 2학년 학생까지 34명이 1점씩 출품했다. 예술학교에 다니는 학생 3명을 제외한 31명은 모두 미술이 취미인 평범한 학생이다. 송양은 초등생이었던 2010년 '아트앤러브' 1회 전시회부터 참여한 '원년 멤버'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설레고, 이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충윤(17)군은 초등생 때 전시에 참여했다가 지금은 전시준비위원회 디자인팀장을 맡았다. 이군은 "나의 의견을 미술 작품으로 표현하면 더 강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미 웰즐리대 영문학과를 다니는 신채린(19)씨는 이번 참가자 중 유일한 대학생이다. 신씨는 "아트앤러브에 5년째 참여하고 있다"며 "대학에 가서도 잊지 못해 이번에 작품을 내게 됐다"고 했다.

학생들의 봉사 취지에 공감한 기성작가와 미술 전공 대학생들도 학생들의 그림 그리기를 돕고 있다. 2010년부터 학생들을 지도하고 전시회를 기획한 이돈아 화가는 "그림을 그리고 봉사를 하면서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말하는 학생이 많다"며 "예술 활동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학생들의 마음이 널리 알려져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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