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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레터] 요즘 것들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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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한수 Books팀장

"동거해보고 결혼하는 게 좋아요. 혼인신고는 대출 때문에 했어요. 스페인 여행을 하려는데 자금이 부족한 거예요. 어떡하지? 신혼부부면 대출받을 수 있지 않나? 그렇다면 혼인신고? 뭐 이런 식으로."(2년반 동거 후 결혼 5개월)

"아이 없이 살기로 한 부부에게 출산율 타령은 그만 좀 했으면 좋겠어요. 시어머니가 '너 피임하니?' 물어보기도 하셨어요. 결혼했다고 우리 성생활에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갖는 게 너무 이상한 거예요."(결혼 5년차)

신간 '요즘 것들의 사생활: 결혼 생활 탐구'(900KM)는 30대 젊은 부부 10쌍을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책입니다. 저자 이혜민·정현우 부부도 2년 전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걷는 것으로 결혼식을 대신한 '요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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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보면 "하여튼 요즘 것들은' 하고 혀를 찰 내용 많습니다. "제사에는 안 가기로 했어요" "결혼 전에도 부모님한테 전화 잘 안 했는데 결혼했다고 안부 전화해야 하나요?" "희생하는 건 싫어요. 내가 5를 하면 너도 5를 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에요"…. 젊은 부부들은 당차고 똑 부러지게 말합니다.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내 멋대로 산다고요.

'말세'라고 걱정하는 건 기우(杞憂)일지 모릅니다. 지금 어르신도 젊을 때는 옛 어르신이 혀를 차는 '요즘 것들'이었으니까요. 2000년 전 문헌에도 '요즘 것들' 비난하는 글이 있다잖아요. 유사 이래 가장 외국어를 잘하는 세대, IT(정보통신기술)를 가장 자유롭게 쓰는 세대인 요즘 것들이 펼쳐 갈 미래가 기대됩니다.




[이한수 Books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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