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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건 우주… ‘제2 스타워즈’ 불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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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020년 우주군 창설 선언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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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중국은 못 쓰게 된 기상위성을 탄도미사일로 파괴했다. 지상에서 쏜 미사일을 맞은 위성의 잔해들이 우주 궤도에 흩어졌다. 미국이 깜짝 놀랐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힘을 지탱하는 정찰위성 등 우주 전략자산을 중국이 지상에서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9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 청사에서 우주군 창설을 선언하면서 11년 전 중국의 위성 파괴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우주를 군사화하려는 중국의 증강된 역량을 보여준 매우 도발적인 시위”라고 규정했다.

○ 미, 2020년까지 우주군 만든다

펜스 부통령은 2020년 우주군 창설을 목표로 한 밑그림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5년간 추가로 80억 달러(약 8조9000억 원)의 예산을 우주 안보시스템 구축에 배정해 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국방부도 이날 우주군 창설에 필요한 조치를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중국 러시아를 제치고 우주 패권을 쥐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주 드림’이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우주군 한길로(Space Force All the Way)!’라고 글을 올려 우주군 창설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에 열린 3차 국가우주위원회에서 “우주에서 (미국이) 지배권을 가져야 한다”며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우주군 창설 검토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간접비를 줄이고 전투 수행능력 통합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며 우주군 창설에 반대했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최근 “우주가 접전이 펼쳐지는 전쟁의 영역이 되고 있다”며 지지 쪽으로 돌아섰다. 현재 공군 산하에 있는 우주사령부가 독립해 우주군으로 확대 재편되면 육해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의 5군(軍) 체제가 6군 체제로 바뀌게 된다.

○ 우주도 전쟁터, ‘제2 스타워즈’ 공식화

미국의 첨단 우주무기 개발은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발표한 ‘스타워즈 계획’(전략방위구상·SDI)이 원조다. 위성과 레이저 무기를 이용해 자신이 ‘악의 제국’으로 지칭한 소련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우주에서 요격하겠다는 야심 찬 구상이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다가 냉전 종식 이후 추진 근거를 잃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건 트럼프 행정부가 2020년을 목표로 ‘우주군 창설’을 공식화하면서 35년 전 레이건 행정부의 스타워즈 계획을 사실상 부활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군사위성들은 미사일 방어, 정밀타격 유도, 통신과 정찰 등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지탱하는 핵심 자산이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 중국부터 북한과 이란에 이르는 나라들이 지상에서 전자전 공격을 통해 우리의 항행과 통신 위성을 방해하고 시야를 가리며 무력화하기 위한 무기를 추구해 왔다”며 위협 세력들을 일일이 거론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가장 큰 위협으로 꼽힌다. 중국은 2045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우주 강국이 되겠다는 우주개발 로드맵 보고서를 지난해 발표했고, 러시아는 마하 20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아반가르드’를 양산하는 등 첨단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월 미국 정보당국 분석을 인용해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위성을 2, 3년 내에 쏘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우주자산에 도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지지로 돌아선 국방부, 남은 건 의회

펜스 부통령이 우주군 창설 계획을 공개하자 트럼프 재선 운동 지지자들은 우주군 로고까지 공개하며 ‘우주군 바람몰이’에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우주군 창설에 앞서 연말까지 4성 장군이 지휘하는 우주군사령부를 만들 계획이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관할하는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우주군사령관을 겸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어 국방부 우주 담당 차관보 신설, 우주개발부(SDA) 신설, 우주작전군 창설 등이 진행된다. 내년 2월 제출하는 2020년 예산안에 우주군 창설 예산을 반영하고 관련 법안도 의회에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