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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화재’ 부품 문제? “소프트웨어 등 포괄 결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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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BMW, EGR 결함만으로 원인 진단

유럽서도 똑같은 부품 사용

한국서 유독 화재 빈발 설명 못해

자동차 전문가 “배기가스 배출량

SW가 결정해 부품 문제만 아닐수도”

피해자 대리인 “환경기준 맞추려

EGR 작동 강화 또다른 결함 생긴듯”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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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안전진단을 받았거나 리콜 대상이 아닌 베엠베(BMW) 차량에서도 잇따라 불이 나면서 화재 원인을 둘러싼 의구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베엠베 쪽은 단순 부품결함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 등 포괄적인 결함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안이한 대응으로 사태를 키운 정부 당국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자동차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베엠베 차량 화재의 가장 큰 딜레마는 여태 화재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원인 진단이 불명확하다 보니 회사 쪽이 시행하는 안전 점검과 리콜 대책에 대한 불신 또한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일 전남 목포에선 안전진단을 받은 베엠베 ‘520d’ 차량에서 불이 났고, 9일에는 경남 사천 남해고속도로에서는 리콜 대상에서 제외된 ‘730Ld’ 차량에서 불이 났다.

올해 들어서만 주행 중 불이 난 베엠베 차량은 36대다. 베엠베가 차량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의 결함이다. ‘이지아르’는 엔진에서 나온 배기가스를 다시 순환시켜 오염물질을 줄이는 장치인데, 여기에 결함이 있어 누출된 냉각수가 쌓이고 이 침전물에 고온의 배기가스가 흡입돼 불이 붙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이에 바탕해 베엠베 쪽의 리콜 계획을 승인한 뒤 리콜 실시를 발표했다.

그러나 베엠베가 이지아르 부품에 국한된 하드웨어 문제만 결함으로 보는 것은 유럽과 똑같은 부품을 쓰는 국내에서 유독 불이 자주 나는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이지아르 밸브라든지 쿨러의 기능, 들어가는 배출가스의 양 이런 부분들은 소프트웨어가 결정하기 때문에 베엠베에서 얘기하는 하드웨어적인 부품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전체적으로 문제 요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베엠베 차량 가운데 특히 화재가 자주 발생한 차량은 ‘520d’이다. 대부분 유럽의 배출가스 기준이 ‘유로6’로 강화되던 2014~2016년식 모델이다. 베엠베 피해 차량의 민형사상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달라진 환경기준에 맞추려고 이지아르 작동을 강화하면서 관련 부품들의 내구성이 약해졌거나 또다른 결함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엠베가 고수하는 ‘이지아르’ 문제보다 결함 범위가 훨씬 광범위하다면 이번 리콜은 미봉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베엠베의 리콜 계획대로 부품을 교체해도 화재 사고가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학)는 “지금까지 정황으로 보면 단순히 이지아르 부품을 교체하고 파이프에 쌓인 침전물을 청소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소될지 의문”이라며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2~3년 뒤에 침전물이 다시 쌓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과 휘발유 차량에서도 불이 나면서 지금의 처방은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불이 난 베엠베 차량 가운데 27대는 리콜 대상이지만 나머지 9대는 리콜 대상이 아니었다. 9대 중 5대는 이지아르 결함과는 무관한 가솔린 차량이다. 베엠베의 안전진단과 리콜 계획의 신뢰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현재 리콜 대상 10만6천여대 중 아직 절반은 안전진단조차 받지 않았다. 국토부는 “오는 14일까지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과 안전진단 결과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 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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