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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라돈침대 이어 BMW까지 집하…평택당진항이 기가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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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연합뉴스) 김종식 기자 = "라돈 침대에 이어 BMW 리콜 차량까지 모여들다니..."

'불 자동차'라는 오명이 붙은 BMW 리콜 차량이 10일 오전 속속 평당항으로 들어왔다.

고급 외제차들은 제바퀴를 굴려 들어온 게 아니라 카캐리어에 실려서 이 곳으로 옮겨졌다. 주행을 하면서 오다가 불이 나면 큰 일이기 때문이다.

마치 수출용 차들이 선적을 앞두고 반듯하게 주차돼 있듯이 리콜 차량은 평당항 부근 너른 공터에 한둘씩 열과 횡을 맞춰 주차되기 시작했다.

BMW 차량의 집하장으로 변신한 장소는 평당항 서부두 진입로인 포승읍 신영리 배수로 4천여㎡ 일대. 이곳 주차장은 자유무역지역의 BMW 수입차를 국내로 들여오는 곳에서 1.4㎞가량 떨어져 있으며, 항만구역에서는 불과 200여m가량의 거리를 두고 있다.

오전에만 160여 대의 리콜차량이 자리를 채운 데 이어, 오후 들어서는 경기·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리콜차량을 실은 카캐리어가 연이어 들어왔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주차된 BMW 차량은 300여 대에 달했다.

평당항의 항만 근로자들과 인근 주민들은 BMW 리콜차량의 느닷없는 등장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인체에 해롭다는 라돈 침대 야적으로 한바탕을 홍역을 치렀는데, 이번에는 자칫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BMW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더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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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으로 이동 중인 BMW 리콜 차량



항만 관계자들은 만일 주차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심한 연기 등으로 평당항에서 아산·당진시 등 남쪽으로 연결되는 국도 38호선은 물론 자유무역지역과 서부두로의 연결이 통제될 것을 우려했다. 물류의 흐름이 끊기면서, 자칫 항만이 마비될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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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으로 이동 중인 BMW 리콜 차량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은 "BMW코리아 측에서 항만구역이 아닌 평당항 인근 사유지를 임대해 리콜차량을 집단으로 주차한 뒤 정비가 끝난 차량을 차 주인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BMW코리아 측도 수도권 지역에 대량으로 주차할 공간이 부족한 데다, 평당항은 BMW 수입차의 부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창구이기 때문에 리콜대상 차량도 이곳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자유무역지역에서 창고업을 하는 A 씨는 "38번 국도 2차로 도로가 늘 체증현상을 빚고 있는데, BMW 리콜차량을 6∼8대를 실은 대형 카캐리어 차량이 계속 운행할 경우 심한 교통체증이 우려된다"며 "이는 항만을 드나드는 다른 화물차량들의 운송비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또 평당항 인근 SR 아파트 주민 B 씨는 "리콜차량이 무더기로 주차해 있는 곳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100여m 떨어진 38 국도의 교통이 통제되고, 자유무역지역과 서부두로 연결되는 도로가 마비될 수 있다"며 "화재가 발생해 리콜 대상인 차량을 굳이 한데 모아놓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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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으로 이동 중인 BMW 리콜 차량



항만 시민단체 관계자는 "앞으로 리콜차량이 계속 평당항으로 이동, 주차될 경우 항만 근로자와 인근 주민들의 불편이 더 커질 것"이라며 "수도권 지역을 4개 거점으로 나눠 리콜차량을 분산 주차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jong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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