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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IF] [사이언스 샷] 손등에서 소리가 나네… 피부에 붙이는 스피커, 국내 연구진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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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등에 붙일 수 있는 투명 스피커〈사진〉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같은 방식으로 목소리를 인식하는 마이크도 만들어 음성 인식이나 보안,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현협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지난 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투명하면서도 전기가 잘 통하는 나노막으로 신체를 비롯한 다양한 사물에 붙일 수 있는 스피커와 마이크로폰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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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신축성이 좋고 사물에 잘 달라붙는 고분자물질 안에 은(銀) 나노선을 그물 형태로 넣은 나노막을 만들었다. 나노막은 두께가 100나노미터(1000만분의 1미터)에 불과하며 빛이 나노선 사이로 지나가 사람 눈에 투명하게 보인다. 외부 기기에서 나노막에 연결된 전선으로 음향 신호를 보내면 나노선이 섭씨 33도까지 온도가 높아진다. 이로 인해 주변 공기압이 달라져 귀로 들을 수 있는 음파가 발생한다.

마이크는 반대로 작동한다. 목에 붙인 나노막 마이크는 성대의 떨림에 따라 진동하고 이를 전기신호로 바꾼다. 조승세 연구원은 "로봇에서 나노막 스피커는 사람의 입처럼, 마이크는 귀처럼 쓸 수 있다"고 밝혔다.

고현협 교수는 "사람은 목소리마다 고유한 음성 주파수 패턴이 있기 때문에 이번 기술이 음성 보안 시스템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나노막 마이크는 스마트폰의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키는 실험에서 98%의 정확도를 나타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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