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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인상 발표 뒤 '규제의 역설'…주택시장, 참여정부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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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다시 꿈틀, 종부세 발표 후 오름세…아파트 건축허가 최근 4년 최저, 공급량 감소 주택시장 '암초'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0.08%(7월 2주 차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0.10%(7월 3주 차)→0.11%(7월 4주 차)→0.16%(7월 5주 차)….'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달 6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 계획을 발표한 직후부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내놓은 뒤 아파트값이 뛰는 규제의 역설, 과거에 경험했던 모습이다. 참여정부가 종부세 파동으로 애를 먹었던 시절의 '데자뷔'가 재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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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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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5주 차(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16%다. 전국은 -0.04%의 변동률을 기록했는데 서울은 정반대 흐름이다. 종부세 인상안 발표 후 매주 '전국 최고 아파트값 상승률=서울'이라는 등식이 이어지고 있다.

4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시행과 5월 재건축 부담금 부과 이후 주춤했던 서울 주택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은 것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7월 5주 차 조사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강남 0.21%, 송파 0.19%, 강동 0.14%, 서초 0.09% 등으로 조사됐다. 약보합세를 이어가던 5~6월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종부세 인상은 부동산시장에 부담을 주는 악재 요인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아파트값이 뛰는 이유는 그 정도는 버텨낼 맷집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울시가 용산과 여의도 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 것도 시장 흐름에 영향을 준 변수였다. 부동산 투자수요가 두껍게 형성돼 있다는 것은 분양시장의 열기만 봐도 알 수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부동산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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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거안정이라는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려면 규제만큼 공급 관리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서울 거주를 희망하는 사람은 넘쳐 난다.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면 서울 기존 아파트의 희소성은 커지고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용산과 여의도, 청량리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이 오르니 강남까지 따라서 오른 결과"라면서 "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 공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몇 년 후에는 더 큰 고민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분양시장만 놓고 보면 서울 아파트 공급은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고덕자이(강동구), 꿈의숲아이파크(성북구), 래미안목동아델리체(양천구), 신길파크자이(영등포구), 힐스테이트신촌(서대문구) 등 6~7월에만 서울 주요 지역에서 분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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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 이뤄지는 아파트 분양은 사전에 인허가가 끝난 계획된 물량이라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올해 아파트 인허가 결과는 몇 년 후 공급 물량의 예고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파트 건축허가 규모는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연면적은 1854만9000㎡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1.4% 줄었다. 아파트 동수를 기준으로 해도 올해 상반기 2382동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9.6% 줄었다.

지역별 아파트 건축허가 면적을 살펴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경북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02.6%, 인천은 51.9% 증가했지만 서울은 58.4% 감소했다.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에서 공급이 대폭 줄었다. 아파트 공급물량 감소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서울 주택시장은 불안한 장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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