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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마트, 한달새 속비닐 480만장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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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평 규모 이마트 성수점 건물 1층엔 '속비닐 사용을 줄여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 매장의 약 4분의 1은 얇은 속비닐이 많이 사용되는 신선 매장(정육·어패류·과일·채소 등을 파는 코너)이다. 이마트는 이 신선 매장에 총 25개 설치한 롤백(속비닐이 둥근 원통에 말려 있는 것)을 최근 8개로 줄였다. 양념에 잰 고기, 손질한 생선 등 플라스틱 용기와 랩으로 포장된 제품이 진열된 매대에는 롤백이 아예 없다.

지난 16일 이곳에서 절임 생선을 고르던 주부 윤민서(35)씨는 "이미 포장된 제품을 속비닐에 넣을 필요가 없지만 롤백이 비치돼 있으면 (습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롤백이 없으니 속비닐을 굳이 찾지 않게 된다"고 했다.

국내 마트업계 1위 업체인 이마트가 전국 157개 매장에서 속비닐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 4월 폐플라스틱·폐비닐 수거 대란이 불거진 직후 환경부와 맺은 '속비닐 줄이기 협약'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7대3 비율로 비치했던 큰 비닐(35㎝×45㎝)과 작은 비닐(30㎝×40㎝)을 2대8 비율로 바꾸고, 롤백 설치 장소를 25개에서 10개 안팎으로 감소(대형 매장 기준)시킨 것이다.

매장 밖 고객만족센터와 카페에 고객들이 찾을 수 있다는 이유로, '만일을 위해' 비치해 둔 롤백도 모두 없앴다. 속비닐이 고객들의 눈에 되도록 띄지 않게 조치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달 전체 매장의 속비닐 사용량이 월 60t에서 36t으로 40% 감소했다. 비닐 한 장당 5g으로 계산하면 한 달 만에 480만장 비닐을 줄인 것이다. 이마트 측은 29일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속비닐 사용량을 55%까지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선비즈

스티로폼도 민무늬로 바꾸는 이마트 - 이마트가 수산물 포장에 사용하던 기존 스티로폼 받침(왼쪽)과 9월까지 교체할 예정인 받침(오른쪽). 기존 받침은 파란색 무늬가 들어간 반면 새로운 받침은 아무런 무늬가 없는 흰색이어서 재활용이 쉽다. /조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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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식품 코너에서 흔히 보이는 스티로폼 받침도 바뀌었다. 이날 이마트 성수점 정육 코너에서는 대부분 흰색 스티로폼 받침에 담겨 포장된 고기가 진열돼 있었다. 전에는 검은색·주황색 등 다양한 색깔의 받침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전체 축산 코너의 70%가량을 흰색 받침으로 바꾼 것이다. 생선 코너에 진열된 받침들도 절반가량이 흰색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에는 냉동 생선과 생물 생선을 구별하기 위해 파란색 받침을 사용했지만 지난달 정육 제품부터 대부분 흰색으로 교체했고 수산 제품 등 나머지는 올 9~10월쯤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교체할 것"이라고 했다.

이마트는 1+1, 추가 증정 등 행사 상품의 추가 포장도 자제하고 있다. 그간 비닐로 덧포장하던 것을 종이띠를 두르는 것으로 바꾸고, 플라스틱 상자 포장은 종이 상자로 바꾸는 식이다. 환경부 이병화 자원순환정책과장은 "비닐 사용량을 줄이겠다고 한 대형 마트들이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인 기자(hyoink@chosun.com);오주현 인턴기자(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졸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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