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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폭염이 바꾼 일상…‘커피서’ ‘몰캉스’ 떠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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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쇼핑몰에 방문객 몰리면서 교통 체증까지 유발

커피숍?아이스링크에도 더위 피하러 온 사람들 붐벼

700m 고산지대 태백에도 에어컨 판매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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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체감온도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일상 풍경이 바뀌고 있다. ‘살인더위’를 피해 도심 쇼핑몰에서 바캉스를 즐기려는 이른바 ‘몰캉스(Mall+Vacance)’족이 폭증하는가 하면, 커피숍에서 여가를 보내는 ‘커피서(Coffee+피서避暑)’족도 늘고 있다.

■대형 쇼핑몰 ‘몰캉스’족 몰려 주변 주차난

서울지역 한낮 최고기온이 38도를 기록하는 등 ‘살인 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주말 경기도 고양시와 하남시에 위치한 대형 종합쇼핑몰 스타필드에는 무더위를 피해 찾아온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달 스타필드 방문객은 지난달과 견주어 10% 이상 늘었다. 스타필드 관계자는 2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지난 주말 하남 스타필드의 경우 주차 대기 차량이 많아서 얼음물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했을 정도다. 고양 스타필드는 무더위가 시작된 7월부터 방문객 수 증가로 주차인력을 30%나 늘렸다”며 “쇼핑몰뿐만 아니라 식사 및 문화시설이 다 갖춰져 있기 때문에 더위를 피해 온 가족 단위 고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정아무개(37)씨는 “지난 22일 오후 2시께 고양시 쪽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은 뒤 차를 몰고 고양 스타필드 앞을 지나 은평 쪽으로 돌아오는데, 일요일 낮에는 전혀 막히지 않던 도로가 스타필드에 진입하는 차들로 꽁꽁 막혀 평소보다 20분 정도 더 걸렸다”며 “21일 오후에는 구파발 쪽에 있는 은평 롯데몰에 팥빙수를 사 먹으러 갔는데, 한 번도 동나지 않았던 팥빙수가 이미 동났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서울 도심에 있는 쇼핑몰에도 ‘몰캉스’족들이 몰렸다. 지난 22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는 일요일임에도 평소보다 많은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타임스퀘어 관계자는 “쇼핑몰의 특성상 보통 토요일에 사람이 많고 일요일이 한가한 편인데 오히려 지난 일요일에 토요일보다 많은 사람이 찾았다”며 “인근 광장과 공원에서 여가를 즐기던 시민들도 지난주에 견주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코엑스몰에도 지난 주말에 견주어 약 10% 정도 방문객이 늘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멀리 가기 힘들어” 근거리 피서족도 늘어

체력시간 소모가 큰 서울 외곽으로 나가기보다 집 근처 아이스링크장과 수영장 등에서 가족들과 무더위를 이겨내려는 ‘근거리 피서족’들도 늘었다.

지난 주말(21~22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장에는 ‘근거리 피서족’들로 붐볐다. 목동아이스링크 쪽의 설명을 보면, 지난 주말 이틀 동안에만 1800여명의 입장객이 찾았다. 지난해 여름과 견주어 600여명(30%) 정도 늘어난 수치다. 목동아이스링크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링크장이 도심에 위치에 있어 근처에서 더위를 피해 찾은 가족, 친구, 연인 단위 입장객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무더위가 이어져 입장객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안전요원·현장직원들을 늘리는 등 대비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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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한강시민공원에 있는 수영장에도 가족 단위 이용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재 서울한강시민공원은 잠실·뚝섬·여의도 등지에서 수영장 10곳(망원 공사 중)을 운영하고 있다. 잠원한강공원수영장 관계자는 “22일 하루 이용객만 약 2000여명에 달해 시설 곳곳이 시민들로 가득찼다”며 “집 근처 가까운 곳에 있고 이용료(성인 5000원·어린이 3000원)도 저렴해서 주로 가족 단위 이용객들 방문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찌는듯한 무더위를 피해 근처 커피숍으로 몸을 피한 ‘커피서족’들도 눈에 띈다. 지난 22일 서울 신촌 일대 커피숍들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ㅎ커피숍 아르바이트생 최아무개씨는 “근처에 대학가가 있어서 자취방 등에서 커피숍으로 오는 학생들과 번화가에서 데이트하다 더위를 피해 들어오는 연인들이 많다”며 “더운 낮 시간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커피숍에서 더위를 이기는 학생들과 연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700m 고산지대 태백에도 에어컨 판매 급증

한편, 한여름에도 ‘무더위’를 겪는 일이 드문 강원 태백시에도 이번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선풍기와 에어컨 판매가 급증하는 등 이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태백시는 해발고도가 약 700m로 고지대에 위치해 사시사철 춥거나 서늘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올해 7월 최고기온은 30도를 웃돌았고, 지난 21일 낮 최고기온은 35.7도에 육박했다. 태백시에 있는 한 전자제품 대리점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태백시는 시원해서 선풍기나 에어컨 판매가 매우 적다. 집에 에어컨이 있는 집이 거의 없다”면서도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너무 덥다 보니 평소보다 선풍기와 에어컨 판매가 2배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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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태백’을 상징하는 야간 영화 상영 축제인 ‘태백 쿨 시네마’ 관계자들도 더운 날씨를 대비하느라 분주하다. 태백시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야간 온도가 평년 기온보다 2~3도 올랐다. 지금까지 없던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다”며 “이를 대비해 물 미끄럼틀, 분수 등 시원한 이벤트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기원 채윤태 기자 ok@hani.co.kr

[화보] 폭염, 전국이 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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