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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그저 바라볼 수밖에…" 미·중 무역전쟁에 머리 아픈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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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상승해도 관세·수입물가 우려에 수출기업 고심

위안화 따라가 원화 강세면 수출가격 경쟁력 하락 고민

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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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전민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통화전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을 환율 조작국처럼 발언해 위안화 가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했고,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높이면서 달러/원 환율도 변동성이 커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3일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6.7593위안/달러로 고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 6.7671위안/달러보다 0.12% 하락(위안화 절상)한 것이다. 8거래일 만에 올린 것이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환율 조작을 주시하고 있다고 발언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위안화 하락을 방치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당분간 위안화 기준환율을 조금씩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원화도 강세 전환이 점쳐진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위안화 환율과 동조하는 모습이다. 지난 20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0.5원 오른 113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11일(1135.2원) 이후 9개월여 만의 최고다. 위안화 절상으로 단기적으로나마 원화 약세였던 현재 상황이 바뀔 수 있게 됐다.

미국과 중국의 마찰로 외환시장이 급변하자 국내 수출 기업들은 비상이다. 최근 국내 수출 기업들은 달러/원 환율 상승 덕분에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웃지만은 못했다. 무역전쟁으로 관세가 늘어 수출 효과가 반감됐고, 수입물가 상승으로 내수가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는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완화가 강세로 전환하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마저 나빠진다. 국내 수출기업들 입장에선 방향성을 잃어버린 환율 탓에 사업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워졌다.

외환 전문가들은 아직 환율전쟁으로까지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당분간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권민수 한은 외환시장팀장은 "아직 환율전쟁으로까지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시장이 민감해져 있어 앞으로도 원화는 달러화나 위안화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며 "최근 위안화 약세가 달러화 강세의 결과여서 앞으로 달러의 약세 전환은 위안화 강세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준금리를 높고 고심 중인 한은 금통위원회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이 시점에서 한국의 통화정책이 긴축적이라는 시그널을 주면 원화 약세에 대한 기대치가 누그러지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위안화가 절상되면서 원화 강세 전환 가능성이 커졌고 한은 금통위원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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