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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왜]아무리 더워도 ‘7말 8초’에 전력 수요 줄어드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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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불볕더위가 이어져 냉방 가동 등이 급증하자 올 여름 전력 수급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루 중 전력을 가장 많이 쓴 한 시간 동안의 평균 전력 수요를 뜻하는 ‘최대전력수요’는 이미 역대 하절기 최고치를 넘어섰다. 그러나 전력업계는 ‘7말 8초’에는 전력예비율이 상승해 수급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측한다. 휴가 피크기이자 혹서기로 분류되는 이때 전력 수요가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23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휴가철 성수기가 시작된 7월29일 최대전력수요는 6621만4000kW를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직장인들은 8월 첫째주 휴가를 가장 많이 가는데, 당일(7월29일)은 그 전주 토요일로 사실상 연휴 시작일이었다. 같은 달 30일과 31일 최대전력수요도 각각 6397만1000kW와 6946만7000kW였다. 통상 전력예비율이 10% 이상이면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다. 7월 29~31일의 예비율은 이를 훨씬 웃도는 34~42%였다.

지난해 8월 1~6일 최대전력수요는 7090만600kW~7699만kW를 기록했다. 반면 그 전주 평일인 7월 24~26일 최대전력수요는 8061만kW~8332만1000kW로 집계됐다. 2015년과 2016년에도 휴가철(7월 27일~8월 6일) 최대전력수요가 8000만kW를 넘어선 것은 2016년 7월 27일(8048만2000kW) 단 하루였다.

이처럼 ‘7말 8초’ 전력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 공장이 일시적으로 조업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산업용 전기는 전체 전력 사용량의 55%가량을 차지해 절감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철강과 반도체, 석유화학 등 재가동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큰 부문도 이 기간에는 공장 가동을 지속하되 규모를 최소화한다.

비슷한 이유로 공장이 문을 닫는 주말에는 전력예비율이 상승한다. 지난 주말인 21일과 22일은 그주 평일보다 기온이 높았다. 하지만 최대전력수요는 각각 7699만9000kW로 7379만4000kW로 예비율은 24%와 32%였다. 이는 평일인 지난 16~20일 전력예비율이 11~13%를 기록해 수급 우려를 낳은 것과 대조된다. 가정용 냉방 수요가 아무리 늘어나도 산업용 전력의 감소 폭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일에도 예비율이 급격히 떨어지면 정부는 수급 안정 차원에서 기업들을 상대로 ‘수요 감축’을 실시한다.

이번주에도 폭염이 지속돼 최대전력수요가 올 여름 최대 예측치인 8830만kW 수준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예년보다 빨리 최대치에 도달하는 것은 보통 7월말까지 이어지는 장마기간이 올해는 이달 11일 끝나면서다. 45년만에 가장 빨리 장마가 종료되고 더위가 일찍 시작돼 전력 수요가 점점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올해에도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이달 27일(금) 오후부터는 이 같은 상승 추세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한풀 꺽인 전력 수요는 8월 중순 다시 정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하절기 최대전력수요는 2016년 8월 12일 8518만3000kW였다. 다만 전력 공급은 과거에 비해 충분한 상태다. 2011년 9월 15일 ‘블랙아웃(대정전)’ 이후 정부가 전력 공급에 필요한 발전설비를 확충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9월 14일까지를 ‘하계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발전공기업 등과 함께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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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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