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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광장'에서 '화두'까지 전후 최대 작가 '최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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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병기창에서 백지에 수기로 '광장' 집필

1994년 1000매 '화두' 발표…50년 넘게 집필 전념

뉴스1

'광장' 최인훈 작가.(문학과 지성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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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전후 최대의 작가로 평가받는 최인훈이 23일 지병인 대장암으로 별세했다.

1934년 두만강 변의 국경도시 함북 회령에서 태어난 최인훈은 한국 근현대사의 희노애락과 함께 한 작가였다.

일제 강점기하에서 식민지 교육을 경험했고 1950년 6.25전쟁이 터지자 피란수도 부산행 해군함정에 몸을 실었다. 1952년 부산에 내려와 있던 서울대 법과대학에 입학해 이듬해 대학을 따라 올라가 서울에 정착한다.

그는 피란수도 부산에서 대학 재학 중에 작가 자신의 첫 소설에 해당하는 '두만강'을 집필하고, 1959년 군복무 중에 '자유문학' 10월호와 12월호에 단편 'GREY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傳)'을 발표하며 등단, 본격적인 문단활동을 시작한다.

1960년 한국 현대 문학사의 기념비적 작품인 '광장'을 대전 병기창에서 백지에 수기로 집필, '새벽'지 11월호에 발표한다. 발표 당시 원고지 600매 분량의 중편소설이었던 '광장'은 다음해 800매로 늘려 단행본 '광장'(정향사)으로 출간된다. '광장'은 교과서에도 실렸을 뿐 아니라 해외에 번역돼 국내외 연극 무대에 수차례 올랐다.

1994년 러시아 여행 후 20세기 세계사의 격변 속에 맞물려온 한반도의 운명, 그 역정을 고독하게 종단한 한 개인의 이야기이자 보편적인 20세기인의 삶과 고뇌를 담아낸 장편소설 '화두'(민음사)를 발표했다. 그는 1000매에 이르는 '화두'를 발표하며 "내가 쓰고 싶은 것은 다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인훈은 평생 "내 눈이 본 것을 '시대의 서기'로서 언어로 옮겨왔을 뿐"이며 스스로를 "미학적 내구성이 강한 20세기 화가 유파"라고 비유했다.

그는 '화두' 발표 이후 10여년의 침묵을 깨고 2003년 비망록이자 서간체 형식을 띤 소설 '바다의 편지'(황해문화)를 발표할 만큼 50년 넘게 글쓰기에만 매진했다.
har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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