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KTX 여승무원 복직 "쇠사슬 매던 서울역에서...눈물나요"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삭발·단식·쇠사슬…복직투쟁 12년

끝없는 공전, 밤샘교섭 이틀만에 결론

복직대상 180명…우선 역무직으로

靑-대법원 재판거래? 의혹 밝혀야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승하(KTX 노조 지부장)

무려 12년 2개월. 일수로는 이게 4026일이더라고요. 옛 일터로 돌아가게 된 분들. KTX 여승무원들, 180여 명을 사무영업직으로 특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지난 주말에 전해졌죠. 그 불가능하던 일이 어떻게 풀린 건지. 이분들의 얘기를 직접 듣고 가야겠습니다. 철도노조 KTX 승무지부장이세요. 김승하 부장님 만나보죠. 김 지부장님, 안녕하세요?

◆ 김승하>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참 오래전부터 인터뷰해 왔잖아요. 오늘의 '안녕하세요'가 가장 밝으면서도 가장 깊으면서도 가장 기쁘기도 한, 그런 안녕하세요인 것 같아요.

노컷뉴스

21일 오후 서울역에서 KTX 해고 승무원들이 투쟁 해단식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과 한국철도공사는 철도공사에서 정리해고된 KTX 해고 승무원들을 경력직 특별채용 형식으로 2019년까지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승하> 네, 고맙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애써주신 덕분이라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지금 한 청취자께서 '인간 승리입니다.' 이런 문자 보내주고 계세요. 서울역에서 동료들하고 껴안고 많이 우시는 걸 제가 봤거든요, 그 화면을. 어떤 얘기들 나누셨어요?

◆ 김승하> 사실 아직은 잘 실감이 안 납니다. 그런데 그 기자회견 했던 장소가 저희가 쇠사슬을 매고 투쟁을 했던 바로 그 장소였거든요. 그곳에서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게 되니까 감회가 너무 새롭고. 참 그때 당시 굉장히 억울하고 답답했던 그 마음들이 다시 떠오르면서, 기쁜 마음이 들면서도 그동안 '이렇게 돌아왔나' 하는 생각이 또 많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이렇게 될 일을 이렇게 돌아왔나' 이런 생각. 아마 카메라 필름 돌아가듯이 쭉 돌아갔을 거예요. 그중에서도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을 하나 꼽으라면 뭡니까, 12년 동안?

◆ 김승하>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처음에 저희 지부장님이셨던 민세원 지부장님의 그 삭발하면서 단식했던 그 장면. 사실 여성으로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버린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그때 참 되게 마음이 먹먹해졌던, 많이도 울었던 그런 기억이 나요.

◇ 김현정> 저도 그 장면 기억나네요. 삭발식 하는 장면, 그 장면.

◆ 김승하> 그리고 또 저희가 헌정기념관 점거했을 때 동료가 대리석 바닥에 있을 때, 저는 밖에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때 정말 그 무력감. 차라리 내가 들어가고 말지. 동료들의 고통을 지켜보면서 밖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그런 감정이 정말 많이 아프더라고요. 저희 참 되게 여러 가지 장면들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 김현정> 아마 그 장면 소개하면 이 방송 끝날 거예요. 정말 다사다난했던 12년이 흐른 건데. 저는 그런데 이 소식을 듣고 놀랐던 게 뭐냐 하면, 저하고 마지막 인터뷰하신 게 5월 29일이었어요. 기억하세요?

◆ 김승하> 네.

◇ 김현정> 2015년 대법원에서 승무원 측이 패소를 했는데. 알고 보니 그 당시에 청와대와 법원 간에 재판 거래 의혹이 있었더라. 이거 가지고 인터뷰하셨잖아요?

◆ 김승하> 네.

◇ 김현정> 그때만 해도 목소리가 상당히 어둡고 무슨 뾰족한 해법이 보이는 상황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6월, 오늘 7월 23일까지 한 두 달 동안 무슨 일이 벌어져서 이게 해결이 된 겁니까?

◆ 김승하> 아니, 이게 정말 풀리려고 하니까 한순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아무런 대책이 없이 '그냥 기다려라, 시간만 달라' 이런 얘기만 하던 것들이. 논의가 시작되면서도 굉장히 공전을 많이 했어요. 명단이나 이런 접근하는 방식, 사과하는 거나 책임 소재 이런 거 가지고. 그러다가 이게 정말 밤샘 교섭이라고 하죠. 새벽 4시까지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풀리는 게, 정말 하루 이틀 상황으로 되더라고요.

◇ 김현정> 참 그렇게도 풀리는구나 싶으셨겠어요.

노컷뉴스

KTX 노조 김승하 지부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승하> 이렇게도 되는구나. 그런데 저희가 그동안 풀리려고 하는 기회들이 몇 번씩 있었어요. 그런데 마지막 정말 사인하기로 해 놓고서는 바로 전날 이게 다 없던 걸로 돼버리고. 그랬기 때문에 끝까지 사실은 마음을 졸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막에 오영식 사장님이 사인하기 전까지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몰라요.

◇ 김현정> 꿈인가 생시인가 서로 볼도 꼬집어보고 그러셨겠어요, 마지막에?

◆ 김승하> 네, 사실 서로 우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때 또 많이 울었던 한 친구는 어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까지 '농성장으로 돌아가라' 이런 말씀을 남기도 돌아가셨는데. 그 어머니께 이런 좋은 소식 들려드리게 되니까 참 너무 많이 서럽고 아프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소송에 참여했던 사람은 180명. 지금 마지막까지 남아 계신 분들은. 뭐 상황이 다 다르니까, 마지막까지 남아계신 분들이 33명. 복직은 180명 전체가 다 하는 겁니까? 아니면 오라고 해도 못 가는 상황의 분들도 계세요?

◆ 김승하> 우선은 지금은 복직 의사가 있으신지 저희도 물어봐야 되는 거고요. 대상은 180명 전원입니다.

◇ 김현정> 전원이죠, 그렇죠. 11월에 지금 복직이 되는 것. 그럼 다 해결이 된 건가요? 아직도 남은 과제가 있습니까?

◆ 김승하> 사실은 아직 남은 과제가 있는 것이 저희가 바로 KTX 승무직으로 바로 가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역무직으로 갔다가 나중에. KTX 승무원이 직접 고용된 것인지 노사 전문가 협의체를 통해서 지금 논의 중이에요, 아직 그게 지금 계속 늦어지고 있어서. 우선은 저희를 거리에 둘 수 없으니 다른 일을 하다가, 철도공사가 저희를 승무원으로 전환 배치하겠다고 협의를 한 거거든요. 그래서 우선 승무직이 직접 수행이 되는지도 확인하고, 노조를 통해서 얘기해나갈 필요가 있죠.

◇ 김현정> 그리고 양승태 대법원장과 청와대 간의 재판 거래 의혹. 사실은 그것을 규명하는 데도 KTX 여승무원들이 끝까지 힘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 이 생각도 듭니다.

노컷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승하> 맞습니다. 저희가 지금 복직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사법 농단의 피해자거든요. 저희도 그렇지만 먼저 떠나가신 친구를 위해서도 저희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사법 농단을 끝까지 진상규명하고 피의자 처벌하는 것. 그 활동을 끝까지 해낼 생각입니다.

◇ 김현정> 지부장님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 김승하> 고맙습니다.

◇ 김현정> 정말 더웠는데.

◆ 김승하>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 김현정> 이 소식 하나가 시원한 사이다 같아서 감사를 드립니다. 두 다리 쭉 뻗고 주무세요. (웃음)

◆ 김승하>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참 뭉클하네요. 철도노조 KTX 승무지부장 김승하 지부장이었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