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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시리아 민간구조대 '화이트 헬멧' 422명 요르단으로 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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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 현장을 누비며 구조 활동을 벌여온 시리아 민방위대 ‘하얀 헬멧’ 대원 422명이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에 구조돼 요르단으로 피신했다. 최근 시리아 정부군이 남서부의 반군 거점을 탈환하면서 대원들이 느끼는 생명의 위협도 커졌기 때문이다.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하얀 헬멧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와의 연루설을 제기하며 이들의 활동을 비판해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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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요르단 외교부는 당초 “시리아 시민 800여명이 요르단을 거쳐 서방 국가들에 재정착할 수 있도록 이들의 통행을 유엔 측에 허가했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요르단에 입국한 대원은 422명이었다고 요르단 외교부장관이 공식 확인했다. 구출 작업은 이스라엘 방위군이 맡았다. 이스라엘 군은 전날 시리아 접경 지역인 골란 고원을 통제했고, 하룻밤 동안의 구조 작업을 진행한 끝에 대원들을 요르단까지 옮기는 데 성공했다.

구출된 대원들은 현재 요르단의 통제 구역에 머물고 있다. 이곳에서 최장 3개월간 머문 뒤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서방 국가로 이주할 예정이다. 이미 시리아 난민 약 60만명을 수용 중인 요르단은 2016년 10월 이후 시리아 국경을 통제해왔지만, 구출 대원들을 자국에 정착시키겠다는 서방 국가들의 약속을 받고 입국 허가를 내줬다. 이번 구출 작전도 서방 국가들의 요청으로 진행됐다.

하얀 헬멧은 2013년 활동을 시작한 민간 구호단체다. 정식 명칭은 시리아시민민방위대(SDF)지만, 하얀 안전모를 쓰고 격전 지역을 누비면서 ‘화이트 헬멧’이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해졌다. 정부군 공습을 받은 반군 거점 지역에서 구조 활동을 진행하지만, 특정 정치 세력이나 종교와 연계되지 않는 중립 단체를 표방한다. 2016년에는 노벨 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들이 구조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은 국제 사회에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알리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까지 구조 활동 도중 사망한 하얀 헬멧 대원들은 200여명이 넘는다. 그러나 지난달 시리아 남서부 반군 거점 다라를 정부군이 장악하면서 사실상 포위 상태에 놓였고 보복 위협도 한층 심화됐다고 AFP 통신은 지적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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