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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삼성 백혈병 중재안 '수용' 배경은?…이재용 부회장의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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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의 결심

CBS노컷뉴스 이용문 기자

노컷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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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인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삼성과 백혈병 피해자 지원단체인 반올림에 최후 통첩을 보낸 것은 지난 18일이었다.

조정위가 중재안을 만들어 낼텐데 이를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대답의 시한은 21일 자정이었다.

그런데 고심하던 삼성전자가 이 시한을 몇시간 앞두고 21일 저녁 수용의사를 조정위에 보냈다. 반올림은 삼성보다 앞서 역시 수용의사를 밝혔다.

수용하지 않으면 더 이상 조정위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배수진을 통보받았기 때문에 삼성이나 반올림이나 이를 거부하기는 어려웠다.

중재안의 핵심은 삼성의 진정한 사과와 천 일을 넘긴 서초사옥 앞 농성 해제. 반올림과 삼성이 내심 원하는 것들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미 지난 2014년 권오현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백혈병 사태에 대해 사과했지만 반올림측은 진정성있는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으로서는 권 부회장의 사과와 보상으로 사태가 마무리될 것을 기대했지만 반올림은 서초동 삼성사옥 앞에서 벌써 1천일 이상 농성을 하고 있다.

약 두 달 뒤 조정위가 내놓을 중재안이 삼성이나 반올림 모두에게 만족할 수준에서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삼성은 그러나 중재안의 내용이 무엇이건 이를 수용한다는 뜻을 조정위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확실성이라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인데 삼성의 전격적인 이번 결정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걸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회복이 이 부회장 경영복귀의 필요조건으로 업계에서는 이해되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이 이번 결정에 대해 이 부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거나 아니라거나 공식적으로 확인하지는 않고 있지만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현재 삼성에서는 이 부회장 뿐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반올림 관계자는 "삼성이 중재안 무조건 수용의사를 밝혔는지에 대해 조정위로부터 통보받은 것은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로서도 조정위 통첩에 '예스'로 대답했다"고 말했다.

조정위 중재안에 설령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올림으로서도 이를 부정하기가 쉽지는 않다는 뜻이다.

지난 2007년 이후 10년 넘게 끌어온 삼성 백혈병 사태가 이번에야 말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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