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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KTX 승무원 복직, 마침표 아닌 개혁의 시작점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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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the300]정치권이 보는 KTX 승무원 복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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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역에서 열린 KTX 해고 승무원들이 투쟁 해단식 기자회견에서 한 해고 승무원이 발언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과 한국철도공사는 철도공사에서 정리해고된 KTX 해고 승무원들을 경력직 특별채용 형식으로 2019년까지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철도노조와 철도공사는 지난 9일 첫 만남을 시작으로 총 5차례 교섭을 벌였고, 이날 오전 4시쯤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이로써 KTX 해고 여승무원 180여명은 12년 만에 정규직으로 복직하게 됐다. 2018.7.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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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로 돌려놓는 데 12년 2개월의 세월이 걸렸다. 20대 중반이던 그녀들의 나이는 어느덧 40대를 바라본다. KTX 해고 승무원 180명에 대한 얘기다. 투쟁에는 승리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다. 이들의 투쟁사를 '복직'으로 마침표 찍어서는 안된다.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 등 그녀들의 투쟁이 13년간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비정상적인 시스템을 돌려놓아야 한다. 그녀들의 승리가 개혁의 결과물이 아니라 개혁의 시발점이 돼야한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거리에서 보낸 12년의 세월 = 2004년 KTX 개통과 함께 승무원들은 지상의 스튜어디스로 주목받았다. 2004년 철도청(현 코레일) 자회사에 위탁계약직으로 입사해 준공무원 대우와 정규직 전환을 약속받았지만 2년의 계약기간이 끝나자 또 다른 자회사의 계약직으로 재계약을 강요 받았다.

승무원 280여명이 이를 거부하고 파업에 돌입하자 코레일은 2006년 5월 이들을 전원해고했다. 법원은 1·2심 판결을 통해 해고승무원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에서 이긴 KTX 여승무원들은 과거 4년간 고용된 것으로 인정돼 코레일로부터 임금과 소송 비용을 받았다. 1인당 약 8640만원.

그러나 2015년 대법원은 1·2심 판결을 뒤집고 해고를 확정했다. 대법원 판결로 승무원들은 1심 승소후 회사로부터 받은 임금에 이자까지 다시 약 1억원이 넘는 돈을 다시 내놔야할 처지가 됐다. 이를 감당하지 못한 일부 승무원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상황은 법원행정처가 2015년 작성한 재판거래 의혹문건이 나오면서 반전됐다. 이 사건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로 한 현직 판사가 작성한 문건에 "(사법부가) 그동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최대한 노력해(온 사례)"로 언급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해고 승무원들은 10여년 만에 다시 천막을 치고 복직투쟁을 벌인다. 이달들어 코레일 노사가 본격 교섭을 벌인 결과 마침내 해고승무원들의 복직이 확정된다. 해고된 지 4447일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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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역에서 KTX 해고 승무원들이 투쟁 해단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과 한국철도공사는 철도공사에서 정리해고된 KTX 해고 승무원들을 경력직 특별채용 형식으로 2019년까지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철도노조와 철도공사는 지난 9일 첫 만남을 시작으로 총 5차례 교섭을 벌였고, 이날 오전 4시쯤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이로써 KTX 해고 여승무원 180여명은 12년 만에 정규직으로 복직하게 됐다. 2018.7.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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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위로와 축하…개혁의 시발점 돼야" =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버텨줘서 고맙다"면서도 "기뻐만 하기엔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은 시장은 2006년 노동연구원 시절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KTX 승무원의 자회사 전환을 불법파견이라고 의견을 낸 바 있다. 이후 국회에 입성한 후에도, 청와대에 있을때도 KTX 여승무원의 투쟁과정에 힘을 보태왔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승무원들의 엄청난 희생과 용기에 우선 큰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늦었지만 복직하게 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픔 위에 뭉클함이 몰려온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같은 승무원들의 투쟁이 우리 사회 개혁의 시발점이 돼야한다는 데도 입을 모았다. 다만 문제에 대한 진단은 다소 결이 달랐다. 김 대변인은 "코레일이 당초 채용계획을 약속대로 이행하지 않는 등 공기업이 책임있는 자세를 취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에 이후 여러 권력이 개입한 상황"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사법부의 개입 등은 반드시 바로 잡는 개혁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은 코레일의 부채문제를 지적하며 방만경영 해법도 모색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윤영석 한국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KTX 승무원 복직은 개인적으로는 축하할 일"이라면서도 "부채 14조원, 부채비율 300%가 넘는 상황에서 코레일의 방만경영과 국민부담 증가문제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게 내놔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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