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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한화의 화약고 좌익수…혼자 아닌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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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정근우의 좌익수 선발 출전은 12년 만이었다. 시즌 두 번째 좌익수 선발 출전 경기가 언제가 될지 모른다. 20일 김태균이 1군 엔트리 말소돼 좌익수 최진행-지명타자 정근우로 ‘잠시나마’ 교통정리가 됐다.

한화의 좌익수는 ‘화약고’다. 그 어떤 포지션보다 경쟁이 뜨겁다. ‘부동의 주전’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선수도 없다. 정근우, 최진행, 그리고 몸이 좋지 않아 빠진 양성우까지 3명이다. 저마다 장점이 있다. 그리고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르다.

최진행이 당분간 좌익수로 뛸 전망이다. 이성열이 1루수를 맡아야 해 정근우는 지명타자로 기용하면 된다. 외야수 수비 경험은 최진행이 정근우보다 많다. 수비 능력도 더 나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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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최진행과 정근우. 사진=MK스포츠 DB


정근우는 “12년 만에 좌익수로 뛰는 느낌이 새롭더라. 중견수, 우익수와는 확실히 다르다. 타구의 속도나 각은 물론 타자에 따라 다 다르다. 경기 전 외야 수비 연습을 하지만 실전의 타구는 더 빠르고 더 휜다. 낙구 속도도 생각보다 더 빠르다. 마치 번지점프 같았다. 아직은 타구를 판단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근우가 외야 수비 훈련을 게을리 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 열심히 한다. 대구의 땡볕더위에 아랑공하지 않고 분주히 외야를 뛰어다녔다. 한용덕 감독은 적응이 필요하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정근우가 훨씬 좋은 좌익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근우는 공격의 파괴력을 더해줄 수 있다. 21일 대구 한화전에서 안타 1개와 볼넷 1개를 기록했다. 정근우는 현재 6번타자다. 한 감독은 “정근우가 타순에 들어가면 ‘빡빡하다’. 상대도 부담을 느낄 것이다. 우리도 옵션이 많아지니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정근우의 좌익수 선발 출전은 일회성이 아니다. 머지않아 또 볼 것이다. 김태균이 돌아올 경우, 좌익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양성우까지 가세한다면 경쟁률은 3대1이다. 한 감독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프로에서 경쟁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개인이 아니라 팀의 목표를 위해 ‘함께’ 뛰어가는 ‘동료’다. 정근우와 최진행은 경쟁을 의식하지 않는다. 주전을 꿰차겠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정근우는 “한화에 좌익수 정근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쁘지 않다. 내가 팀에 필요하다는 뜻이니 감사하다. 어느 자리에서든지 최선을 다할 따름이다. 한화에 처음 왔을 때 꿈도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그리고 더 높은 목표를 이루려면)특별히 나만 필요하거나 잘해야 하는 게 아니다. (최)진행이, (양)성우도 있다. 누가 좌익수로 뛰더라도 다 같이 잘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라고 밝혔다.

최진행도 같은 생각이다. 최진행은 “솔직히 좌익수 경쟁과 관련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나가든지 팀을 위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느냐다”라고 강조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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