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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1000억 딱지 붙은 17세, '이강인 현상'은 이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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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17세에 불과한 소년의 몸값이 8000만 유로(약 1057억 원)에 달한다. 이강인(발렌시아)을 향한 관심이 ‘현상’ 수준인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1일(한국시간) 스페인 명문 발렌시아는 공식 채널을 통해 이강인과 2022년 6월까지 재계약한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더불어 8000만 유로의 바이아웃 금액을 설정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다른 팀이 이강인 영입을 원한다면 최소한 우리돈 1000억 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유럽 축구계에서도 8000만 유로는 대단히 큰 금액이다. 최근 프리미어리그의 첼시가 브라질 공격수 윌리안을 영입하려는 팀들에게 요구하는 이적료 수준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킬러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레알 마드리드의 토니 크로스도 이 정도의 몸값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 아직 성인 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인 것을 감안하면, 이강인에게 붙은 이적료 딱지는 상상 이상이다.

국내에선 아직 이강인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은 선수가 없다. 현재 손흥민의 현실적인 이적료는 7000만 유로(약 925억 원)로 알려져 있다. 과거의 박지성이나 이천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천재 공격수들도 그 정도는 아니었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 ‘현상’ 수준의 관심을 끄는 이유다.

10대지만 이강인은 마냥 어린 선수가 아니다. 발렌시아의 치열한 유망주 경쟁에서 생존한 선수다. 스페인축구협회 유소년 카테고리는 프레벤하민(6~7세), 벤하민(8~9세), 알레빈(10~11세), 인판틸(12~13세), 카데테(14~15세), 후베닐(16~18세) 등 총 6단계로 나뉜다. 이강인은 지난 2011년 발렌시아에 입단해 알레빈C에서 첫 발을 내딛어 1군 데뷔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바르셀로나 인판틸에서 시작한 이승우나 백승호보다 빠른 시점에 스페인 축구를 몸에 익히기 시작했다. 이 나이대에는 1,2세 차이가 크다. 스페인에서 5년간 지도자 생활을 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B 라이선스를 취득한 조세민 부산아이파크 아이키즈 감독은 “이강인은 현재 대한민국에 단 한 명이 있는 천재다. 알레빈에서 축구를 배웠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어리면 어릴수록 배우는 속도가 다르다. 기본기나 기술 등 개인 기량을 쌓는 데 훨씬 유리하다. 좋은 시스템에서 재능 있는 선수가 성장했으니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게다가 이강인의 경우 징계로 인해 2~3년의 공백이 있었던 바르셀로나 유망주들과 달리 착실하게 팀 내 경쟁 구도에서 우위를 점한 선수”라며 이강인의 가치를 설명했다.

이강인은 2018~2019시즌 스페인 라리가 무대에 데뷔할 전망이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이 스위스 프리시즌 훈련 캠프에 합류에 다음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우리나이로 고등학교 2학년에 불과하지만 빅리그 빅클럽 성인무대에서 뛰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발렌시아 아카데미 코리아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던 장영훈 코치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다. 이강인은 예전부터 발렌시아에서도 특별하게 생각했던 선수다.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다비드 실바 정도의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던 유망주다. 생각보다 바이아웃 금액이 크긴 한데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 이번 시즌 데뷔하면 조금 더 정확한 평가가 이뤄질 텐데 충분히 잘해낼 선수”라고 설명했다. 실바는 발렌시아 출신으로 지금은 맨체스터시티에서 활약 중인 세계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다. 이강인과 같은 포지션의 선수다.

지금의 성장 속도, 팀 내에서의 평가, 기대라면 이강인은 라리가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에도 호재다. 기성용과 구자철 등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를 시사한 시점에 10대 천재가 합류하면 국내 축구계에도 활기를 더할 수 있다. ‘이강인 현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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