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사용기] '소니 A7M3', 풀프레임 DSLR 강자들 반성문 쓰게 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소니가 2006년 코니카미놀타로부터 카메라 사업을 인수한지 12년이 지났다. 소니는 이제 명실상부한 카메라 명가(名家)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올해 출시한 ‘소니 A7(알파세븐) 마크3(이하 A7M3)’는 이제껏 200만원대 렌즈교환식 카메라들이 주지 못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동급의 타사 카메라는 물론 상위급 카메라까지 위협할 정도라 프로, 아마추어 가리지 않고 많은 사용자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2주간 소니 A7M3를 사용해본 결과 동급 최강 AF(오토포커스) 포인트 갯수와 연사 속도, LCD 화면 터치를 통한 포커스 조절은 물론 메모리 슬롯 2개를 제공하는 기기의 장점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LCD 화면의 화소수가 전작과 변함이 없고 배터리 용량이 늘어났음에도 여전히 아쉬운 점이 단점인데, 많은 장점들이 충분히 이를 보상할 정도로 뛰어난 제품이다.

조선비즈

동급인 캐논 6D 마크2(왼쪽)와 소니 A7M3의 크기 비교를 위한 사진. 미러리스인 A7M3가 확실히 더 작다. /김범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기존 카메라 강자들 반성문 쓰게 하는 제품

소비자가 당장 소니 A7M3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200만원대 풀프레임 렌즈교환식 카메라에서 이런 제품이 나왔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기존 카메라 회사들이 200만원대 입문용 풀프레임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에서는 담아주지 않았던 성능을 많이 넣어줬기 때문이다. 이런 경쟁자가 나타나게 되면 기존 카메라 회사들도 다음 제품군에서는 비슷한 성능을 넣어주는 것음 물론 가격 경쟁까지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A7M3의 공식 가격은 249만9000원이다. 동급 풀프레임 DSLR 카메라보다 20만원 정도 비싼데, 기능은 가격 차이를 메우고도 남는다. 특히 동급 제품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뛰어난 부분은 AF 포인트 갯수와 AF 속도다. 위상차 검출 AF(PDAF)가 693포인트, 콘트라스트 AF는 425포인트로 사진이 찍히는 영역의 93%를 커버한다. 일부 엔트리급 풀프레임 DSLR의 AF가 40% 정도를 커버하는 것과 현저히 차이가 난다.

조선비즈

12장을 연사한 사진을 이어붙였다. 움직임이 촘촘한데 연사 속도도 빠르고 버퍼링도 JPEG로는 최대 177장까지 가능해 프로가 쓰기에도 좋다. /김범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포커스를 빠르게 잡는 AF 속도 역시 상당히 빠르다. 이 카메라는 AF로 사진 촬영을 할 때 최대 초당 10장 촬영이 가능한 셔터스피드를 자랑한다.. 풀프레임 DSLR에서 상당히 고급기종에서나 보여줄 수 있는 성능이다. 스포츠 현장에서 촬영을 하는 데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빠른 셈인데, AF 속도가 이런 셔터 스피드를 커버하는데 문제가 없단 이야기다.

이런 AF 성능은 A7 시리즈의 상위 기종인 A9에 탑재된 성능과 같다. 기존 풀프레임 DSLR 강자들이 절대 보급형 풀프레임 기종에 넣어주지 않는 성능을 넣어줬다. 영상 촬영에 있어서도 동급에서 찾아보기 힘든 4K 촬영 등 영상 촬영에도 강하게 만들었다. 특히 사용자들이 반길만한 점은 메모리 슬롯이 2개라는 점이다.

메모리 슬롯이 2개면 한개의 메모리는 JPEG만 저장하고 다른 메모리에 RAW 파일을 저장한다거나, 하나는 영상용으로 하나는 사진용으로 쓴다거나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상업 사진을 찍는 사용자들은 데이터 기록상에서 한 쪽에 에러가 나도 백업용으로도 쓸 수 있기 때문에 보급기종 치고는 후한 성능인 셈이다.

편리한 기능이 또 한가지 있는데 AF 포인트를 LCD 화면을 터치해 드래그 하면서 쉽게 바꿀 수 있다. 뷰파인더로 보면서 LCD 화면 터치와 드래그로 AF 포인트를 조절하는데 기존에 버튼으로 하는 것보다 더 즉각적이고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이에 더해 센서가 움직이면서 손떨림을 막아주는 5축 보정 기능 이미지 센서-시프트 메커니즘이 적용됐다. 사진 촬영은 물론 영상 촬영에서도 빛을 발한다.

전체적인 성능이 전작보다 좋아진 것도 특징이다. A7M2에 없던 조그 다이얼이 추가돼 조작이 더 편해졌다. 센서 감도를 높이는 ISO는 5만1200까지 높일 수 있다. 연사 같은 경우에 JPEG 파일 기준으로 177장까지, 비압축 RAW 파일도 40장까지 가능하다. 오토화이트밸런스(AWB)에 흰색 우선 기능도 추가했다. 약점이던 인물 사진 색조도 소폭 개선됐다.

조선비즈

소니 A7M3로 촬영한 사진. 아래 사진은 ISO 5만1200으로 찍은 사진을 580픽셀로 축소한 사진이다. 위쪽 LG로고 사진은 ISO 값 당 화질 비교를 위해 확대해 잘라 붙였다. 왼쪽부터 ISO 값 400, 1만6000, 5만1200이다. /김범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단점을 ‘굳이’ 찾아야 발견되는 카메라

특정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가진 사용자, 미러리스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이 카메라는 렌즈교환식 풀프레임 카메라 시장을 뒤흔들 정도로 성능이 좋다. 기존 캐논 DSLR 사용자라서 보유한 렌즈가 있다해도 A7M3를 선택할 수 있다. 어댑터 하나를 끼우면 기존 캐논 렌즈군을 사용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을 짚어보자면 배터리다. 전작보다 2.2배 이상 용량을 늘렸지만 여전히 아쉽다. 미러리스는 크기를 줄이고 뷰파인더는 전자식이기 때문에 DSLR 제품보다는 배터리가 금방 소모된다. 2주간 3회 정도 충전했는데 DSLR은 2주 내내 사진을 찍어도 배터리 충전 1회 정도면 충분하다.

뷰파인더의 화소가 전작과 달라지지 않았다. 뷰파인더는 236만 화소로 그대로다. LCD는 오히려 전작보다 줄어서 91만화소다. 별도 배터리용 충전기를 주지 않는데, USB나 USB-C 케이블로 카메라 본체와 연결해 직접 충전이 가능하다. 일부 사용자에게는 아쉬움을 줄 수 있는데, 추가 배터리를 사서 사용하려면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충전기는 별도 구매하면 약 10만원이다.

동급 DSLR에서는 타임랩스 촬영 기능을 제공하고 전작에서도 애플리케이션 설치로 촬영 직후 자동으로 타임랩스 영상을 만들어 줬는데 A7M3는 애플리케이션 설치 자체가 되질 않는다. 따라서 인터벌 릴리즈가 별도로 필요하다.

일부 아쉬운 점이 있지만 역시 다른 기능들이 압도적으로 좋은데다가 고급기에서나 제공하는 다양한 성능이 탑재돼 있어 사실상 카메라 판도를 뒤집을 정도다. 사진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소니와 A7M3에 대한 칭찬이 주를 이루고 있다. 200만원대에서 풀프레임 카메라를 찾는 사용자라면 오래 고민할 필요는 없다.

김범수 기자(kbs@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