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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덕터뷰] 준이, "나는 고3 남자 뷰티 크리에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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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 꿈꾸는 고3 남학생 김상준, 뷰티 유튜버로 활동
미용고 진학하려다 색다른 길 선택, 현재는 일반고-미용고 수업 병행


파이낸셜뉴스

뷰티 크리에이터 준이(본명 김상준)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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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한민국에서 고3을 맡고 있는 남자 뷰티 크리에이터 준이라고 합니다”

준이(본명 김상준)는 뷰티·메이크업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고3 남학생이다. 중학교 3학년 때 미용 고등학교로 진학하려다 조금 더 색다른 길을 탐색했다. 1년 후 고등학생이 된 그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고, 일반고와 미용고 수업을 병행하며 틈틈이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뷰티 크리에이터 ‘준이’의 유튜브는 남성 데일리 메이크업과 일상이 업로드 되는 뷰티 라이프 채널이다. 채널 운영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뷰티 인플루언서로 꼽히는 씬님과 함께 촬영한 특집 영상은 편집 도중 오류가 생겨 날아가기도 했다. 영상을 다루는 크리에이터로서 제작 능력을 기르고 있던 시점이었다. 한창 놀고 싶을 수밖에 없는 10대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을 포기하고 12월 25일 당일까지 편집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학생이다 보니) 정말 나가서 놀고 싶었거든요? 그래도 구독자들과 약속한 게 있어서 나가지는 못하고 속상해했던 기억이 나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작 중요한 건 부족한 화장 실력이었다. 준이는 “지금에 와서야 깨달았지만 1~2년 전만 해도 화장 실력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감한 구독자들은 즉각 반응했다. ‘싫어요’가 1000개 넘게 달린 영상도 있었다. 그는 지금도 ‘좋아요’보다 ‘싫어요’가 많은 해당 영상을 애착이 가는 영상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는 “(채널 운영) 초창기 안 좋은 반응에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고, 어떻게 화장을 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어요”라고 말했다.

고민을 거듭한 결과였을까? 지난 4월에 올린 ‘최애템으로 해본 GRWM(Get Ready With Me의 초성을 딴 줄임말로 ‘같이 준비해요’라는 뜻)’ 영상으로 구독자들의 칭찬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는 “처음으로 ‘화장 많이 늘었다’ ‘화장 잘한다’ ‘이제는 좀 볼만하다’라는 댓글이 달렸어요”라며 GRWM 영상을 앞선 영상과 함께 좋아하는 콘텐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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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가 되고 싶은 준이는 일반고와 미용고 수업을 병행하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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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과 크리에이터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그에게 ‘규칙적인 생활 패턴’은 장점이었다. 밤낮이 바뀌는 불규칙한 생활 패턴을 힘들어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많다. 짧게는 몇 분에서 길게는 몇십 분이 되는 영상을 주기적으로 만들어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준이는 학생이기 때문에 반강제라도 패턴이 맞춰지는 것. 그는 “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고정적인 생활 패턴이 있는 건 좋다”고 말했지만, 상대적으로 영상 작업에 투자할 시간이 적은 점을 아쉽게 생각했다.

‘화장하는 남자’는 아직 우리 사회에서 낯선 존재다. 과거보다 남성 화장 인구가 증가하긴 했지만, 집단의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영상에도 비난 댓글이 달리곤 한다. 준이는 “아직 남자가 화장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한 분들이 많잖아요?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아내는 게 살짝 어렵긴 해요”라고 말한다.


구독자 3만, 누적 조회수 315만. 구독자 100만명이 넘는 거대 채널이 넘치는 뷰티 영역에서 준이는 막 걸음마를 뗀 단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용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진 한 학생에게는 의미 있는 도전이다. 인터뷰 중 그는 “남자 뷰티 크리에이터라는 존재가 한국에도 남자 화장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에 짜릿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가 하는 말 하나하나가 영향력이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어떤 방향성을 가질지도 못 정했고, 어떤 걸 좋아하는지도 잘 몰랐어요. 고3이 되면서 이런 제 미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이 생기게 되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제 채널에 대한 확신도 생겼고 열심히 달릴 준비를 하고 있으니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by 준이

ocmcho@fnnews.com 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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