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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얼마면 데이트를 포기하겠니?…행복한 일상을 만드는 7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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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줄리아 투자노트]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기를 바란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하고 가족이 화목해야 하며 돈이 충분해야 하고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굿 라이프’란 책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런 행복은 행복의 조건일 뿐 행복의 본질은 아니라고 한다, 행복의 본질은 ‘기분이 상쾌하고 자기 삶에 만족하는 심리 상태’라는 것이다. 좀 건강하지 않아도, 가족간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도, 돈이 없거나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해도 행복할 수 있는 이유다.

이런 행복한 심리 상태에 도달하는 방법은 2가지다. 첫째, 어떤 환경에서도 행복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둘째, 행복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행복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인식이 강해 전자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마음을 다스리고 미움 받을 용기를 키우고 신경 끄는 기술을 익히는데 유독 관심이 많다.

하지만 최 교수는 “행복한 사람과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같은 일상을 다른 마음으로 살고 있을 수도 있지만 애초부터 서로 다른 일상을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행복한 사람의 일상은 뭐가 다를까. 돈이 넘치도록 많고 늘 칭찬받고 인정받으며 세상 부러움을 받는 온갖 조건을 다 갖춘 일상일까. 그렇지 않다. 최 교수가 연구 결과로 얻은, 행복한 사람들이 일상을 만들어가는 방법을 소개한다.

머니투데이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1.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운동, 회의, 대화, 공부 등 어떤 활동을 할 때 경험하는 즐거움과 의미는 잘한다고 느끼는 정도보다 좋아한다고 느끼는 정도에 더 크게 좌우된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떤 수업을 좋아해서 듣는 학생일수록 수업에서 경험하는 행복감이 컸다. 반면 잘할 수 있어서 수업을 들은 학생은 잘하는 것과 행복감 사이에 별다른 관계가 없었다.

2. 되어야 하는 나보다 되고 싶은 나를 본다=“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때 행복이 찾아온다.” 자기가 되고 싶은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은 이상, 비전, 열정, 도전을 중시하고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기뻐한다. 반면 자신이 되어야 하는 당위적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은 의무, 책임, 예방, 현상 유지를 중시하고 실수하지 않았을 때 안도감을 느낀다.

3. 돈보다 관계를 중시한다=대학생들에게 얼마를 주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성 친구와 콘서트 가는 것을 포기하겠느냐고 물어보니 행복감이 상위 50%인 학생들은 600만원은 받아야 한다고 대답한 반면 행복감이 하위 50%인 학생은 40만원 정도면 된다고 했다. 행복한 사람이 사람과의 관계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는 의미다.

4. 소유보다 경험을 산다=경험이 소유보다 더 행복감을 주는 이유는 3가지다. 첫째, 경험은 비교하기 어렵다. 가구는 뭐가 더 비싸고 더 좋은지 비교할 수 있지만 만화를 보면서 ‘친구는 더 재미있는 만화를 보겠지’라고 질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둘째, 경험은 나의 자아다. “진정한 행복이란 진정한 자기를 만나는 경험이며 진정한 자기와의 조우는 경험을 통해 이뤄진다.” 비싼 아파트와 자동차가 자신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소유물은 남에게 보이는 나일 뿐 진정한 자아는 아니다. 소유물로 나를 드러내려는 사람은 남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에 행복감을 느끼기 어렵다.

셋째, 경험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행복에 관한 연구 결과 행복감을 주는 활동 중에 대화가 들어갔다. 하지만 소유물에 대한 대화는 사람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 소유는 비교의식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대화는 귀 기울여 들을만한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한다. 이야깃거리 중에 가장 진정성 있는 것이 자신의 경험이다.

다만 소유도 경험이 될 수 있고 경험조차 소유로 만들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가방을 사면서 독특한 디자인에 대한 경험을 산다고 생각할 수 있는 반면 여행을 가면서 자랑할 거리를 신경 쓰고 돈만 따지면서 경험을 물화할 수도 있다.

5. 돈으로 시간을 산다=미국의 기자이자 작가인 브리짓 슐트는 ‘타임 푸어’(Overwhelemed)란 책에서 현대인의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로 중요한 일에 충분한 시간을 낼 수 없는 ‘시간 빈곤’을 꼽았다. ‘시간 빈곤’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반드시해야 하지만 자신에게 재미도, 의미도 없는 일은 돈 주고 아웃소싱하는 것이다. 가사 도우미를 활용하거나 반찬을 사 먹는 것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시간과 돈이 늘 경쟁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값비싼 직항 비행기로 시간을 절약할까, 시간이 많이 들어도 값싼 경유 비행기를 선택할까. UCLA 연구 결과 사람들은 대개 시간보다 돈을 더 원했지만 행복감은 시간을 선택한 사람이 더 높았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험 참가자들의 수입을 조사한 결과 시간을 선택한 사람들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시간 자체를 중시했다.

6. 남을 위해 시간을 쓴다=역설적이지만 ‘시간 빈곤’을 해결하는 또 다른 방법은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간이 없어 시간을 낼 수 없다고 말하지만 거꾸로 시간을 내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면 자신에게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실제로 한 그룹에 대해선 어떤 고등학생의 작문을 15분간 고쳐 주라고 하고 다른 그룹에 대해선 15분을 주고 학생의 작문을 이미 다른 사람이 한 번 봤으니 고쳐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 결과 15분간 작문을 고쳐줘야 했던 그룹이 시간적 여유가 더 많다고 답했다.

7.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에 좌우된다=올림픽 금메달 하나는 은메달 몇 개에 해당하는지 질문한 결과 행복감이 높은 사람들은 평균 2.5개라고 답한 반면 행복감이 낮은 사람은 평균 6개라고 대답했다, 이는 행복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작은 은메달도 금메달처럼 크게 보지만 행복감이 낮은 사람은 큰 것만 크게 본다는 점을 시사한다. 작은 것도 귀히 여기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이 큰 행복을 가끔 경험하는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

권성희 금융부장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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