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개발 호재에 여의도·용산 들썩… 서울 집값 다시 오르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매물이 싹 사라지고 호가(呼價)가 2억~3억원씩 오른 재건축 단지도 있어요. '지금이라도 사야 하느냐' 문의는 쏟아지는데 매물은 하나도 없어요."(서울 여의도 A공인중개업소)

안정세를 보이던 서울 집값이 일부 지역에서 다시 들썩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통합 개발 청사진을 밝힌 여의도, 개발 마스터플랜을 준비 중인 용산 일대가 대표적이다.

재건축 규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의 여파로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던 강남권에서도 일부 저가 매물이 거래되면서 집값이 소폭 올랐다. 이를 두고 '서울 집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국지적으로 나타난 반짝 상승일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개발 호재에 비(非)강남권이 이끈 상승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1주일 사이 0.1% 올랐다. 전주(前週) 상승률(0.08%)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여의도가 있는 영등포구(0.24%)가 가장 많이 올랐고, 은평구(0.22%)와 용산구(0.2%)·동대문구(0.19%) 등 강북 지역의 상승률이 높았다. 용산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용산 개발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면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안 '거래 절벽'이나 마찬가지였던 강남권에서도 일부 지역에선 집값이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송파구 아파트값은 14주 만에 소폭(0.04%) 올랐다. 서초구(0.01%)는 3월 26일 조사 이후 거의 넉 달 만에 올랐다. 강남 4구 중 유일하게 강남구만 0.05% 내렸다.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4월 말부터 12주 연속 내리다가 이번 주 들어 0.01% 올랐다.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예고했던 '정책 카드'가 대부분 공개돼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투자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부동산 시장에 여유 자금이 넘치고, 정부 정책을 토대로 새로운 투자 물건과 적정 시세를 계산한 사람들이 투자를 시작한 것"이라며 "최근 두세 달 동안 멈췄던 거래가 재개되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량 적어 '반짝 상승' 목소리도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착시 효과'라는 주장도 있다. 아파트 매매 거래가 대폭 감소한 상황에서 거래된 극소수의 매물이 거래되면서 수치상 '반짝 반등'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지역 주택 매매 거래는 1만40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4%나 줄었다. 강남 4구 거래량(1371건)은 1년 전의 4분의 1로 급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거래가 거의 없는 상태인데 일주일 주기로 집값 변동을 조사하기 때문에 하락장에서도 한두 번씩은 상승하는 수치가 나온다"며 "아직 서울 주택 시장은 위축된 상태이고, 전반적으로 가격이 하향 안정화하는 시기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이 대세 상승기로 접어들기엔 시장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9500가구가 넘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가 올해 12월 입주 예정이며, 추가 금리 인상도 가시화하고 있다. 전세 시장이 계속 약세인 상태에서 집값이 계속 오르기엔 추가 동력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거래량 감소, 전세금 하락 등 주택 시장의 각종 변수를 종합해 판단하면 올해가 하락장으로 전환되는 변곡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image0717@chosun.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