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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통신사 “가족을 잡아라”…매출 줄지만 가입자 묶어두기 효과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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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가족을 잡아라.

통신시장 경쟁 트랜드가 개인에서 가족단위로 변화하고 있다. 통신사들이 가족끼리 뭉칠 수 있도록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에 대한 혜택을 강화함으로써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유선, 미디어 결합상품을 통해 전체 매출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최근 통신3사의 데이터 요금제 개편이 일단락 됐다. 데이터 제공량 확대, 보편요금제 대응 차원의 저가요금제 혜택 강화 등 전체적으로 기존 요금제에 비해 혜택이 확대됐다. 특히, 최근 이통사들의 요금설계는 개인보다는 가족 결합에 따른 혜택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SK텔레콤의 경우 가족간 할인에 가장 적극적인 통신사다. 이번에 선보인 'T플랜' 이전부터 시행해온 온가족플랜은 큰폭의 할인으로 유명하다. 가족이 이동전화나 인터넷을 30년 이상 사용하면 밴드요금상품 계열 월정액을 30% 깎아준다. 이번에 SK텔레콤이 내놓은 'T플랜'도 가족결합 효과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가족간에 데이터를 20~40GB 공유할 수 있다. 혜택을 보려면 가족 구성원 중 한명이 패밀리 이상의 고가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지만 나머지 구성원이 저가인 스몰 요금제에 가입해 총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기존 요금제인 밴드데이터와 T플랜을 비슷한 혜택을 놓고 보면 통신요금이 15% 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것이 SK텔레콤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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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도 가족결합 혜택을 강화했다. 크게 총액 결합할인과 프리미엄 가족결합 두가지로 볼 수 있다. 4인가족의 경우 프리미엄 결합 혜택을 잘 이용하면 기존 통신비와 비슷한 수준으로 온 가족이 데이터 무제한을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 무제한과 데이터 6GB, 6GB, 2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이용하는 4인 가족이 '프리미엄 가족결합' 혜택을 적용 받을 경우, 기존 총액결합 할인 후 요금 13만6950원과 유사한 수준인 14만2560원으로 모든 가족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다.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총액으로 결합할인을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유무선에서 다양한 결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선의 경우 최대 월 4만4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고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다. 최근 내놓은 완전무제한 요금제는 가족간 월 40GB를 나눠 사용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4인 가족 중 1명만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면 나머지 3명에게 각각 월 13GB를 줄 수 있다.

가족을 묶어두면 통신사에게는 무엇이 좋을까. 일단 초고속인터넷이나 IPTV 등 유선상품을 모바일과 결합할 때 유리하다. 할인혜택이 커지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이 한 통신사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유선상품까지 같은 통신사를 선택할 확률은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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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통신사로 넘어가는 순간 많은 할인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에 번호이동은 점점 어려워진다. 자연스럽게 해지율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최근 휴대폰 보조금 혜택이 선택약정할인 혜택보다 적다는 점에서 굳이 통신사를 옮길 이유가 없다. 일단 한번 가족을 잡아두는 통신사가 앞으로도 해당 가족을 계속 고객으로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

양맹석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은 'T플랜' 발표 자리에서 가입자 해지율이 1%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번호이동이 한창이던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해지율 감소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족결합 강화는 양날의 검이다. 통신사 입장에서 해지율이 감소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감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번 T플랜 요금제를 통한 4인가족 결합시 ARPU가 최대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요금할인 만큼, ARPU 감소도 연동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SK텔레콤만의 문제는 아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같은 고민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 가족결합을 확대하는 이유는 다른 마케팅에 비해 가입자 묶어두기 효과가 큰데다 요금할인에 따른 비용 증가를 마케팅 비용 감소로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저가 요금제를 사용하다가 중고가 요금제로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가족을 잡기 위한 통신사들의 애정공세는 식지 않을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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