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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실패 피할 수 없는 마무리투수, 부담 이겨낸 자와 이겨내지 못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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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8 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LG 정찬헌과 유강남이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 7. 18.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업무량은 가장 적다. 하지만 실패했을 때의 정신적 충격은 어느 보직보다 크다. 블론세이브가 트라우마로 작용해 보직을 내려놓은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정신력이 중요하다. 실패를 이겨낼 수 있는 강한 멘탈을 지녀야 수준급 마무리투수가 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마무리투수들에게 잔인한 2018시즌이다. 대부분의 구단이 마무리투수 자리를 두고 크고 작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미 후반기에 들어간 가운데 9개 팀이 스프링캠프 당시 구상과 다른 마무리투수를 내세우고 있다. 3년 연속 한화 뒷문을 책임지고 있는 베테랑 좌완 정우람(33)만 흔들림 없이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27세이브로 구원 부문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LG 정찬헌과 7개 차다.

반면 정찬헌을 비롯한 9개 구단 마무리투수는 올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마무리로 나서거나 스프링캠프까지 마무리투수로 내정되지 않았던 케이스다. 정찬헌은 시범경기까지 2016시즌 뒷문을 책임졌던 임정우와 마무리 보직을 두고 내부 경쟁을 펼쳤다. 18세이브로 구원 부문 3위인 두산 함덕주도 4월초까지는 마무리투수가 아니었다. 두산은 2017시즌 후반기 맹활약을 펼친 김강률에게 뒷문을 맡길 계획이었다. 삼성도 스프링캠프 기간 심창민이 아닌 장필준을 마무리투수로 낙점했다.

이들 모두 만만치 않은 임무를 부여받았지만 강한 멘탈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넘어질 때도 있지만 쓰러지지는 않았다. 이따금씩 블론세이브를 범해도 다음 등판에서 세이브를 거두며 다시 일어선다. 정찬헌은 “마무리투수가 되고 나서 몇 번의 블론세이브는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올해 처음 풀타임 마무리투수를 하는데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지 않나. 대신 블론세이브를 하더라도 부진이 길어져서는 안 된다고 마음 먹었다. 마무리투수로서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점점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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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3번 로맥이 4일 넥센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 경기 9회초 1사 1,3루에서 김상수를 상대로 역전 3점홈런을 터트린후 홈인하고 있다. 2018.07.04.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하지만 실패를 떨쳐내지 못하면 부진이 길어진다.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맞은 두산 김강률과 삼성 장필준, 팀 사정으로 인해 뒷문을 지키게 된 넥센 김상수는 만만치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기복에 시달렸던 김강률은 4월 중순 마무리투수 완장을 반납했으나 아직도 기복을 떨쳐내지 못했다. 지난 18일까지 방어율 5.14로 2017시즌 후반기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장필준도 대량실점으로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많다. 19연속경기 무실점을 기록하며 특급 셋업맨으로 활약했던 김상수는 마무리투수를 맡은 후 급격히 추락했다. 조상우의 이탈로 어쩔 수 없이 마무리로 나서고 있는데 마무리투수로 나서기 시작한 5월 26일 롯데전부터 방어율이 8.66에 달한다.

과거 선발과 마무리를 두루 경험하며 활약한 LG 봉중근은 “마무리투수의 매력은 곧바로 실패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오늘 블론세이브를 범해도 내일 세이브를 올리면 정신적으로 치유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필수다. 기량 만큼이나 마음가짐이 중요한 게 마무리투수”라고 말했다. 봉중근은 통산 55승 109세이브를 기록했다.

18일까지 총 121개의 블론세이브가 나왔다. 이대로라면 2017시즌 블론세이브 174개를 넘어 한 시즌 최다 블론세이브 기록이 세워질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블론세이브 다음이다. 블론세이브를 극복한 자와 극복하지 못한 자로 인해 각 구단 불펜진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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