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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보물선 신일그룹 , 제일제강 주식 3배 비싸게 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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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단가 4101원…1~6월 평균주가 약 3배

인양 자금여력 의심 시각…제일제강 활용 관측

뉴스1

신일그룹은 지난 15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앞 바다 434m지점에서 러시아 군함인 드리트리 돈스코이호(6200톤급)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제공 =신일그룹. 2018.7.18/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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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전민 기자 = '150조원 가치 보물선'을 발견했다는 신일그룹의 대표가 상장사인 제일제강 지분을 시장가보다 약 3배 비싸게 사기로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신일그룹이 주장하는 보물선(러시아 돈스코이호)의 실제 가치와 보물선 인양을 위한 자금 여력에 의심어린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신일그룹이 증시에서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신일-씨피케이, 사실상 공동인수인 듯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류상미 신일그룹 대표와 최용석 씨피에이파트너스케이알 대표는 지난 5일 제일제강 주식 451만1239주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용석 대표와 류상미 대표가 각각 250만주, 201만1239주를 매입하기로 한 지분은 제일제강 최대주주인 최준석씨(397만8130주)와 이 회사의 특수관계인인 디바피아(53만3109주)의 지분 전량이다.

총 180억원 규모인 지분 계약이 오는 9월12일 예정대로 진행되면 최용석 대표가 9.6%로 제일제강의 최대주주로, 류상미 대표가 7.73% 2대 주주가 된다.

두 대표는 이 매입 계획을 알리는 공시에서 연락처를 씨피에이파트너스로 기재한만큼 서로 아는 사이로 추정한다. 이 때문에 계약이 완료되면 제일제강이 신일그룹의 영향력을 직·간접적으로 받게 된다고 예상한다.

특히 두 대표가 1주당 4101원에 사기로 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이는 제일제강의 올해 평균 가격의 약 3배다. 제일제강의 올해 1~6월 평균주가는 약 1510원이다.

◇'보물섬 테마' 엮인 제일제강…투자자 피해 우려

두 대표가 3배씩이나 프리미엄을 주고 사는 이유는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 지난 1994년 상장한 제일제강은 철강재 제조회사로서 최근 실적은 내리막길이다. 매출액은 2015년 458억원에서 2016년 378억원, 지난해 310억원으로 매해 감소하고 있다. 2016년에는 적자 상태에 있다가 올해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선 신일그룹이 제일제강을 활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지분 인수가 아니냐고 관측한다. 관련 법상 매장물 발굴 보증금은 매장물 가치 추정가액의 10분의 1이다. 신일그룹 주장대로 150조원의 금괴가 있다면 15조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일그룹은 자본금 1억원으로 지난 6월1일 만들어진 소규모 신생회사다. 관계회사까지 나서 올해 초부터 암호화폐, 신일골드코인 등으로 자금을 모으고 있었다.

만일 신일그룹이 제일제강을 인수해 인양까지 맡긴다면 제일제강은 일명 '보물선 테마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제일제강은 신일그룹의 '보물선' 발견과 대표가 지분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17일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상한가(30%)로 급등 마감했다. 신일그룹 대표가 3배 비싸게 제일제강 주식을 사려는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처럼 실적과 무관하게 기대만으로 상장사 주가가 널뛰는 상황은 금융감독원이 전일 투자자 주의를 공식적으로 알릴만큼 경계하는 사안이다. 과거에도 보물선, 다이아몬드 등 개발 테마에 엮인 상장사가 주가 급등락해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 전례가 있다. 제일제강도 18일 "회사는 보물선 사업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ggm1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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