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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文대통령 "도대체 누굴 위한 규제인가"…당뇨환자 사연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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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규제망 '모순'으로 눈물지은 어머니 이야기에 "깊은 반성"

"노력 들인 의료기기 규제의 벽 때문에 활용 못되면 안타까운 일"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도대체 누구를 위한 규제이고, 무엇을 위한 규제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경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의료기기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소아당뇨환자인 정소명군과 어머니 김미영씨의 사연에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아픈 아이를 둔 어머니의 마음이 얼마나 애가 타고 속상했을까 싶다"며 "소명이 어머니의 이야기는 의료기기의 규제에 대해 우리에게 깊은 반성을 안겨준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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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군은 하루에도 열 번씩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혈당을 측정해야 하는 소아당뇨 환자다. 이런 아들을 위해 김씨는 해외 사이트를 뒤져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찾아냈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아이가 학교에 가더라도 원격으로 혈당을 체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만들었다. 비슷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도우려고 이 혈당측정기를 구입해주고 앱을 제공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행위가 의료기기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고발당했다.

다행히 김씨의 사정을 참작해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을 했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국내 의료기기 관리체계에 눈물을 짓게 된 셈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씨는 사례발표에서 "(아이를 위해) 필요한 제품을 필사적으로 구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런 행위가 법을 위반했다고 해서 7차례 조사를 받아야 했다"며 당시 겪었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후) 식약처에선 의료기기법을 개정해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당뇨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 대통령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 개발된 의료기기들이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활용되지 못한다면, 무엇보다 절실한 환자들이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그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없을 것"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또한 "안전성이 확보되는 의료기기의 경우보다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하고 활용될 수 있도록 규제의 벽을 대폭 낮추고, 시장진입을 위한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새 기술을 신속히 개발해서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킨다면 적극적으로 규제는 개선되어야 한다"며 "환자를 위한 기기를 개발하고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례발표를 마친 김씨에게 악수를 청하며 격려했다. 소명군에게는 프로야구 기아타이거즈 양현종·이범호의 사인 글러브와 야구 배트를 선물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관련 기업 대표 및 종사자 등 모두 4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장에서는 폐 질환 진단기기 개발업체인 '루닛', 유방암 예후 진단키트 개발업체인 '젠큐릭스' 등 기업들의 사례발표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행사 후 의료기기 전시부스를 방문, 뇌졸중 환자를 위한 재활치료용 글로브를 작용해 보는 등 기기 시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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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도대체 누굴 위한 규제인가"…당뇨환자 사연에 '분통'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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