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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보유세 별거없네"…서울 아파트 경매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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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개편안 예고로 지난달 관망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개편안이 발표돼 정책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응찰자들이 다시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고, 낙찰률도 높아지고 있다.

18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7월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경매 응찰자 수는 7.6명으로, 지난달(5.1명)보다 늘어 올해 평균(7.5명) 수준을 회복했다.

낙찰율(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은 더 올라서, 전체 47건 중 33건이 낙찰돼 70.2%를 기록했다. 지난달(62.9%)보다 7%포인트 넘게 오른 것이며, 올해 평균(62.1%)도 크게 웃돌았다. 경매에 나온 10개 물건 중 7개는 주인을 찾아간 셈이다.

조선비즈

2018년 서울 아파트 월별 경매 통계. /그래픽=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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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8.5%로 올해 들어 처음 100%선을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시장 위축 여파보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급등한 시세가 경매 감정가에 반영되기 시작한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게 경매업계의 분석이다.

이달 경매가 진행된 대부분의 물건은 2017년에 감정이 이뤄졌고, 일부는 올해 감정가가 책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급등한 시세가 감정가에 반영된 만큼 낙찰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보유세 인상이 예고돼 수요자들의 눈치보기가 이어지면서 지난달에는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을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이달 6일 기획재정부가 보유세 개편안을 확정하고, 다주택자나 고가 주택 보유자가 아닌 이상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매 분위기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 11일 첫 경매가 이뤄진 서초구 신원동 서초포레스타 전용면적 60㎡은 신건이었지만 21명이 몰리면서 감정가(7억7400만원)보다 2억원 가까이 높은 9억2369만원에 주인을 찾아갔다. 광진구 광장동 광장현대파크빌 전용 121㎡ 역시 2일 첫 경매에서 13명이 응찰하면서 감정가(8억5600만원)의 122%인 10억4111만원에 낙찰됐다.

개편안 발표 이후 최근 일부 서울 아파트 거래가 재개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경매시장에도 당분간 수요자들이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올해 초까지 급등한 시세를 감정가에 반영한 경매 물건들이 늘고 있는 만큼 낙찰가율은 전처럼 고공행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경매시장에 실수요 목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에게 보유세 개편안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 일반 매매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감정가 역시 시세라고 보기는 아직 어려운 만큼 응찰가를 산정할 때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salm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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