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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쏟아지는 신인 걸그룹… 이름이 반은 먹고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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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로비·소녀주의보·보너스베이비·해시태그…. 모두 걸그룹 이름이다. 지난 3년간 등장한 걸그룹만 77팀에 이른다. 그러니 이름이라도 독특하게 기억하기 쉽게 지어야 한다. 안 그러면 지방의 작은 축제 무대 한번 오르기도 어렵다. 걸그룹들은 이름을 지으려고 작명소까지 찾아간다.

'티아라'처럼 소속사가 그룹명을 저작권 등록할 만큼 걸그룹 이름은 브랜드처럼 인식된다. 아이돌이 한국 음악계를 휩쓸기 전만 해도 그룹명은 모두 '사장님'이 점지하듯 지었다. 그러나 이제 그렇게 이름 짓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음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조선일보

지난해 데뷔한 7인조 신인 걸그룹 해시태그. /럭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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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기획사들은 '브랜드 기획'으로 그룹 이름을 짓는다. JYP 관계자는 "타이틀곡을 결정할 때 수십 명이 회의하듯 팀 이름도 수십 번 회의를 거친다. 외부 브랜드 전문가의 의견도 적극 활용한다"고 했다. SM 관계자는 "예전에는 이수만 회장이 생각해 둔 이름을 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사내 회의를 거치는 추세"라고 했다. YG는 "주로 팀 전담 프로듀서가 정하지만 양현석 대표가 사실상 최종 결정한다"고 했다.

팬들로부터 팀 이름을 공모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걸그룹 '에이핑크'는 2011년 데뷔 당시 팀 이름을 공모했다가 '씨펄(sea pearl)' 같은 응모작들이 많아 결국 가칭으로 붙였던 팀 이름을 사용한 경우다.

최근 변화한 아이돌 활동 환경도 걸그룹 작명법에 반영된다. 걸그룹 모모랜드 소속사 나상천 이사는 "예전에는 걸크러시 효과를 노린 작명이 많았다"고 했다. 걸그룹 '걸스데이'도 "매일매일 소녀의 날이 돼라"는 뜻의 이름으로 원래는 여성팬을 겨냥한 이름이었으나 남성팬들이 늘고 있다. 걸그룹 해외 활동이 늘면서 외국에서의 발음도 중요한 요소가 됐다.

아직도 '소녀시대'나 '투애니원'처럼 네 글자로 지어야 성공한다는 속설이 불문율처럼 돌기도 한다.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매니저 출신의 기획사 대표들이 특히 이런 걸 중시해서 작명소를 찾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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