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애교송 '오빠야'는 시작일 뿐… 2탄은 '난 짜장 넌 짬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개구쟁이 듀오 '신현희와 김루트'

"사실 '오빠야'보단 오빠란 말을 주로 써요. 애교도 별로 없고요."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신현희(25)가 곱게 딴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멋쩍게 웃었다. 검은 중단발에 동그란 선글라스를 쓴 김루트(27·본명 김근호)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독특한 차림새는 수상쩍거나 튀고 싶어 안달 난 사람으로 자주 오해받는다. 정작 본인은 "가장 편해서 한 차림"이란다.

조선일보

최근 새 앨범‘더 컬러 오브 신루트’를 발매한 듀오 신현희(오른쪽)와 김루트. /문화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3년 '신현희와 김루트'라는 듀오로 데뷔한 두 사람은 최근 두 번째 미니앨범 '더 컬러 오브 신루트'를 발매했다. 지난해에는 '오빠야'란 곡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 유명 유튜버가 이 곡을 틀고 애교 섞인 안무를 선보인 게 계기였다. '오빠야~'란 경상도 사투리 가사가 돋보여 '대국민 애교송'으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다. 2015년 발매곡이지만 갑자기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재진입하더니 음악방송까지 진출했다.

덕분에 '역주행 신화의 아이콘'으로도 불리지만 실상은 "오랜 고생 끝에 찾아온 낙"이라고 했다. 신현희는 대구 출신, 김루트는 경북 칠곡 출신. 경북 길거리 공연 성지로 불리는 대구 동성로에서 각자 공연하다 마주치며 알게 된 사이다. 하지만 "지방에서 노래할 무대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했다. 음악에 대한 집안 반대에도 부딪혔다. "각자 고민 끝에 부모님 몰래 서울로 올라왔죠. 그러다 우연히 재회한 게 팀의 시작이었어요."

조선일보

11일 열린 새 앨범 쇼케이스에서 신곡‘파라다이스’를 부르는 신현희와 김루트. /문화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에서도 무대 찾기는 쉽지 않았다. 슈퍼스타K·히든싱어·보이스오브코리아·EBS헬로루키 등 각종 방송 오디션과 신인 밴드 발굴 프로그램을 방방곡곡 두드렸다. 하지만 방송계는 "잘 안 팔릴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고 인디계는 "진지하지 않고 장난치는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2013년 겨울 첫 공연을 했는데 관객이 한 명도 없었어요. 지방에서 왔으니 보러 올 친구도 없고. 음향엔지니어 한 분을 관객 삼아 노래했죠." 그래서 "아직도 TV 나가는 게 얼떨떨하다"고 했다. 이번 앨범 나올 때 주변에서 유독 연속 성공이 어려울 거라 걱정했지만 정작 본인들은 "전혀 걱정 안 했다"고도 했다. '오빠야'를 작곡한 신현희는 "선물처럼 찾아온 인기에 연연하며 언제까지 이 곡에만 머무를 순 없다"고 말했다. "20대 초반의 풋풋한 감성을 담아 쓴 곡이에요. 하지만 전 그때보다 좀 더 나이가 들었고 당연히 새 감정을 새 곡에 담아야 하겠죠."

무대 위에선 장난기 넘치지만 실력까지 장난은 아니다. 대학에서 기타와 베이스를 가르쳤던 김루트는 연주 기초가 탄탄하고 신현희는 민요 창법을 연상케 하는 단단한 목소리로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자랑한다. 주로 각자 자작곡에 직접 가사를 붙인다. "항상 지금의 감정 표현에 솔직한 곡을 쓰는 데 주력한다"고 했다. "지난 2년간 쓴 곡만 담았다"는 이번 앨범 곡도 통통 튀는 가사와 '난 짜장 넌 짬뽕', '나쁜여자 프로젝트' 등 독특한 제목을 달았다.

공연 무대가 목말랐던 만큼 두 사람은 "앞으로도 365일 공연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장르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곡을 우리 색깔로 소화하는 팀이 되고 싶어요." 이들은 8월 4일 서울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단독 공연을 연다.

[윤수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