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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태국 동굴 생환자 첫 회견…"삶 더 신중히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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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없이 물 받아먹고 9일동안 살아남아

태국 당국, "불필요한 질문 하지 말아달라" 요청

뉴스1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태국 탐루엉 동굴 생환자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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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태국 치앙라이주 탐루엉 동굴에 18일동안 갇혀있다가 기적적으로 생환한 12명의 유소년 축구선수들과 이들의 코치가 구조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입을 열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생환자 중 한 명인 아둔 삼아온(14)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국인 잠수사가 자신들을 발견했던 순간을 "기적이었다"고 표현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고립된 이후 영국 잠수사가 도착하기 전까지 9일동안 음식 없이 동굴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먹으면서 생존했다.

현지 의료진은 다행히 생환자 13명 모두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동굴 속에서 소년들의 지지대 역할을 했던 에카폴 찬타웡 코치는 "우리는 구조 당국이 우리를 발견하기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생각에 땅을 파서 탈출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구조작업 중에 산소통을 나르다 숨진 전 네이비실 대원 사만 쿠난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생환자들은 모두 슬퍼했으며, 모종의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에카폴 코치는 전했다.

미 CNN은 생환자 중에서 장래희망을 축구선수에서 네이비실 대원으로 바꾼 소년도 있었다고 전했다. 일부 소년들은 부모님께 알리지 않고 동굴에 들어가서 죄송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에카폴 코치는 이번 경험을 통해 "삶을 좀더 신중하게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아둔은 "사람은 미래를 예측할 순 없지만, 이번 경험이 부주의한 행동의 결과물이 어떤지에 대해 교훈을 줬다"고 강조했다.

AFP는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에 앞서 언론사들로부터 질문을 미리 받고, 이 중 몇 개만을 추려내 생환자들이 답변하도록 했다. 생환자들이 동굴 속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자극적인 질문을 받으면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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