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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긴급조치 소송' 대리인 추가 조사…법관 부당징계 의혹 규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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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장 징계 검토·상급심 심리 관여 여부 수사

검찰, 임종헌 등 PC 하드서 재판거래 의혹 뒷받침 문건 다수 확인

연합뉴스

양승태 사법부 '법관사찰·재판거래 의혹' 사건 (PG)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대법원 판례를 어겼다는 이유로 판사 징계를 검토하고 상급심 심리 진행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당시 소송대리인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는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에 이어 최근 전모 변호사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시켜 소송 경위를 물었다.

이 의원과 전 변호사는 유신정권 시절 긴급조치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소송을 각각 대리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는 2015년 9월 11일 두 변호사가 대리한 사건에서 모두 대법원 판결을 깨고 긴급조치가 위법행위에 해당한다며 피해자들 손을 들어줬다.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은 대법원 판례를 어겼다는 이유로 재판장이었던 김모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도록 심의관들에게 지시한 사실이 법원 자체조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검찰은 두 사건 재판장이었던 김모 부장판사도 참고인으로 불러 외압이나 불이익이 있었는지 조사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대법원 판례를 어긴 하급심을 바로잡기 위해 이른바 '사건 신속 처리 트랙' 개발을 검토한 문건을 토대로 개별 사건의 상급심 심리 진행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실제로 법원행정처는 같은 해 10월 신속한 재판이 필요한 사건을 뜻하는 '적시처리 중요사건'에 관한 예규를 개정했다. 대법원 판례를 깬 두 사건은 소송 제기부터 1심 판결까지 2년이 걸렸다. 그러나 서로 다른 재판부에 배당된 항소심은 모두 3∼4개월 만에 심리가 끝났고 판결도 뒤집혔다.

한편 검찰은 임 전 차장 등의 PC 하드디스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재판거래 의혹을 뒷받침하는 문건들을 다수 확인했다.

이들 문건에는 법원 자체조사에서 공개되지 않은 2015년 전후 재판을 매개로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015년 8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면담 자리에서 참고한 것으로 보이는 '현안 관련 말씀 자료' 문건에는 ▲ KTX 승무원 사건 ▲ 전교조 시국선언 사건 ▲ 철도노조 파업 사건 ▲ 통상임금 사건 등이 국정운영 협력 사례로 제시돼 있다.

검찰은 일단 이들 문건을 열람했지만, 법원은 이들 문서파일 원본의 임의제출 여부를 놓고 다소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6일부터 법원 관계자 참관 아래 임 전 차장 등의 PC 하드디스크 12개에 저장된 파일을 일일이 확인하며 범죄 혐의와 관련된 문건들을 넘겨받고 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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