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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베트남 발칵 뒤집은 대입시험 성적조작…교육청 간부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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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우리나라의 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베트남의 고교 졸업 자격시험에서 지역 교육청 간부가 개입된 대규모 성적 조작사건이 벌어져 전국이 발칵 뒤집혔다.

18일 일간 뚜오이쩨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매년 6월 고교 졸업 자격시험이 치러진다.

이 시험 결과에 따라 고등학생들의 졸업 여부가 결정되고, 수험생들은 여기서 받은 성적으로 대학에 지원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입시험이라고 심상준 비엣박대학 부총장은 설명했다.

베트남에서 재수생은 이와 다른 대입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25∼27일 치러진 올해 고교 졸업시험에는 100만 명에 가까운 고등학생이 응시했다.

시험 결과는 지난 11일 공개됐는데, 30점 만점에 27점 이상을 얻은 최상위권 학생의 절반가량이 학력 수준이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베트남 북부 하장 성에서 나와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화학 시험에서는 하장 성 학생의 6.8%가 10점 만점에 9점을 받았다.

이 같은 비율은 전통적인 교육 중심지인 하노이의 23배, 호찌민의 75배였다.

연합뉴스

시험결과 확인하는 베트남 고등학생들 [뚜오이쩨 캡처]



또 올해 하장 성에서 고교 졸업시험을 통과한 학생 비율이 9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더 큰 의혹을 받았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요구가 쇄도했다.

베트남 교육부가 지난 14일 조사팀을 하장 성으로 보내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하장 성 교육청 간부가 수험생 114명의 시험지 330장의 성적을 과목별로 최고 8.75점까지 올려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10점 만점인 화학 시험에서 0.75점을 받은 학생의 성적을 9.5점으로 바꾸는 등 고교 졸업 자격도 안 되는 학생에게 최상위권 점수를 준 경우도 있었다.

이 교육청 간부는 수험생의 ID로 성적관리 프로그램에 접속해 이처럼 조작했고, 한 학생의 성적을 조작하는 데 6초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간부의 휴대전화에서는 시험 결과를 조작한 학생들의 ID가 포함된 문자 메시지가 다량 발견됐다.

교육 당국은 이 간부의 범행 동기와 공범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경찰이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교육 당국은 조작된 것으로 확인된 수험생들의 성적은 애초 점수로 환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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